자소서 대필, '듣보잡 작가'가 판친다

입력 2016-08-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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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10만원 안팎... "면접 때 직접 보면 대필 자소서 티나"


하반기 대기업 공채가 이달말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자기소개서 대필 업체의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관련기사 : 돌아온 공채 시즌…주요 대기업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이달말 시작) 하지만 이들 업체의 대필 작가는 자격을 검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필 업체 작가의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업체에 문의한 결과 대필 작가들의 자격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는 없었다.

대필 업체 A사는 작가를 모집할 때 등단 경력이나 취업 컨설팅 경력의 유무 등 조건을 두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성장과정, 지원동기, 입사 후 포부 등을 담은 자소서 샘플을 받아본다고 했다. 따라서 대필 작가를 뽑을 때는 지원자가 작성한 ‘자소서 샘플’이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번 대필 업체의 작가가 되고나면 해당 작가의 자소서 합격률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업체 측에선 한 번 대필이 완료되면 그 자소서가 합격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모으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자소서 샘플’을 기준으로 뽑힌 작가가 대필한 자소서의 합격률이 어느 정도인지 따져볼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는 것이다.

유명 자소서 대필업체 5곳을 조사한 결과 자기소개서 대필의 가격은 대체로 6만~10만원이었다. 가장 저렴한 대필 의뢰는 6만원인데 A4 1장(약 1200자)분량의 자소서를 2~3일 안에 받아볼 수 있다. 그러나 대기업 공채에서 요구하는 자소서는 대개 2장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 추가 페이지 1장 당 대략 2만원의 비용을 더 내야 한다. 또 급히 자소서가 필요해 24시간 내 대필을 의뢰하는 경우에도 약 2만원의 추가비용이 든다. 결국 자소서 대필을 맡기는 실질적 비용은 10만원 안팎이 된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결코 적지 않은 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필업체의 작가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갖췄는지 자격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런 업체의 서비스가 10만원 상당의 가격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자소서 대필에 대해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전병준 교수는 “입사전형에서 자기소개서 비중이 확대되며 지원자들이 우려하는 바는 이해가지만 대필이 해답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 교수는 “서류전형은 글짓기 컨테스트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글 속에 들어가는 나의 컨텐츠가 중요하다. 최근엔 지원자의 실제 모습과 자소서 속의 모습이 괴리가 생기는 데 대해 기업 인사팀들도 인지하고 있다. 때문에 현란하고 거창하게 꾸민 자소서보다 본인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은 자소서를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사람인의 임민욱 홍보팀장 역시 “사실 지원자들의 경험은 대동소이하다. 비슷한 경험을 몇 사람의 대필 작가가 지원서에 맞게 쓰다보면 글이 비슷해질 수 밖에 없어 인사팀에게 걸러지기 쉽다.”라는 의견을 냈다. 이어 임 팀장은 “기업은 자소서를 얼마나 잘 썼는지 보려는 게 아니라 지원자가 회사에 부합하는 인재인가를 보고 싶은 것이다. 해당 직무에 자신이 얼마나 잘 맞는지를 자소서로 진실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필 자소서에 대한 회의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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