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승부사 손정의, 2주 만에 36조 M&A 속전속결…IOT에 모든 것 걸었다

입력 2016-07-1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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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승부사였다. 은퇴 번복 후 일선으로 복귀하자마자 초대형 기업 인수·합병(M&A)을 속전속결로 끝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의 승부 근성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그는 세계 최대의 모바일 반도체 설계업체인 영국 ARM을 320억 달러(약 36조 원)에 인수하는 데에 불과 2주 밖에 걸리지 않았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리스크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수중에 자금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다. 중국 최대의 인터넷 쇼핑몰 알리바바그룹과 핀란드 최대 게임업체인 슈퍼셀,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연달아 매각해 현금 약 2조 엔을 확보하더니 모조리 ARM 인수에 쏟아부었다. 그것도 모자라 일본 대형은행인 미즈호은행과는 최대 1조 엔 규모의 브릿지론 계약까지 맺었다.

손 회장은 그 정도로 ARM을 탐냈다. ARM은 스마트폰용 중앙처리장치(CPU) 등에 널리 사용되는 반도체 기술을 지닌 업체로, 앞으로 본격화할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대비하려면 소프트뱅크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자산이 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ARM의 종가에 43%의 프리미엄을 얹어줬어도 아깝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18일 영국 런던에서 가진 기자 회견에서 “IoT는 기회이며, ARM의 성장 여력을 감안하면 싸게 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 인생에서 ARM 인수는 가장 흥미로운 일이다. ARM은 소프트뱅크의 핵심 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앞으로 세계가 PC·모바일을 넘어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가 될 것을 확신하고 있다. ARM 인수는 손 회장이 ‘30년 중점 사업’의 하나로 직접 꼽았던 IoT 사업을 소프트뱅크의 핵심으로 키우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한 손 회장의 이번 ARM 인수는 자신의 투자 패러다임의 변화를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손 회장은 그동안 투자를 패러다임의 변화 타이밍으로 결정했는데, 지금은 IoT에 투자할 때라는 것이다.

ARM의 강점은 도입 비용과 소비 전력이 낮다는 점이다. 또한 자동차나 가전, 인프라 장비 등이 인터넷과 연결되면 그동안 소프트뱅크가 이동통신사로서 쌓은 시장 점유율을 살려 영역을 더 확대할 수 있다. ARM의 기술이 사용되는 반도체는 연간 출하량이 향후 5년 간 약 5배인 710억 개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IoT는 PC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자동차와 가전 등 일상의 모든 기기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작동시키는 기술로, 이를 구현하려면 기기마다 반도체 칩 크기의 초소형 컴퓨터가 들어가야 한다. ARM은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설계 기술을 가진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용 CPU의 95% 이상이 ARM의 기술로 연간 148억 개의 반도체에 사용된다. 미국 퀄컴과 애플, 우리나라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ARM의 고객사다.

손 회장은 당장 ARM과의 시너지는 약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미래에 대해 너무 과감한 투자가 아니었냐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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