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속 세상읽기] ‘올미다’ 속 미자는 ‘또 오해영’이 아니다

입력 2016-06-1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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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해영’ 보니? 난 요즘 이 드라마 본다고 아침 6시 반까지 출근해야 하는 석간 기자 주제에 자정을 넘겨 잠들어. 해영(서현진 분)과 도경(에릭 분)의 ‘꽁냥꽁냥’ 연애를 보고 있으면 결혼 후 잠시 멈춰 있던 두근거림이 다시 깨어나는 기분이거든. 4시간 꿀잠과 맞바꿀만 해.

그런데 말이야.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2004년 방송돼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올드 미스 다이어리’가 생각나. 두 작품 모두 삼각관계, 골드미스, 구박ㆍ푼수녀를 포맷으로 갖고 있지만, 그 속에 있는 미자와 해영은 분명 달라.

우선 해영은 미자보다 솔직해. 정민(김정민 분)을 짝사랑하며 남몰래 속앓이했던 미자와 달리 해영은 자신의 마음을 가감 없이 표현하지. 도경을 껴안으며 먼저 마음을 고백하고, ‘뜨거운 하룻밤’을 스스럼없이 갈구하기도 해. 그런 해영의 성격은 직장에서도 드러나는데 말이야. ‘C급’ 성우로 일하는 미자는 소심한 성격 탓에 방송국에서 ‘왕따’를 당했지만, 대기업 외식사업부에서 일하는 해영은 수경의 구박에도 굴하지 않아.

더 많이 사랑하는 것에 쪽팔려 하지 않고, 상사 앞에서도 제 할 말 다하는 그녀는 ‘2016년 오해영(평범한 여자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거야.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기도 하지. ‘여자들은 나이가 먹으면 더 뻔뻔해진다’는 편견 속에서 “그건 솔직함과 당당함이야!”라고 외치고 싶은 골드미스들의 공감대 말이야.

사실 수년간 여성들은 SNS상에서 ‘김치녀(남자를 깔보는 개념 없는 여자)’란 오명을 안고 살았어. 일부 여자들의 그릇된 가치관 때문이지. 스타벅스에 앉아 있으면 ‘된장녀(돈과 명품을 밝히는 여자)’란 비난이 쏟아졌고,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두면 ‘취집녀(취직 대신 결혼하는 여자)’라고 손가락질했어. 커피맛을 중시하는 개인의 취향과, 유부녀란 이유로 퇴사 압박을 받았던 속사정은 철저히 무시한 채 말이야.

2010년부터 본격화된 여성들을 향한 이유 없는 비난은 결국 ‘여혐(여성 혐오)’을 만들어냈고 사회 갈등을 부추겼어. 남녀노소 모두가 보는 광고에서조차 여자들은 “자기야~나 빽 사줘(KFC)”, “지루했던 남친 군대로, 어장관리 나는 홍대로(KB금융)”와 같은 무개념녀(女)로 그려졌지.

“‘또 오해영’을 보면 요즘 여자들의 사고와 사랑 방식이 변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일도 사랑도, 그녀들은 늘 당당하다.” (트위터 아이디 moon***)

어때? 공감하니? 10년 뒤 ‘또 오해영’ 속 여주인공의 모습은 어떨까. 나 혼자 감정의 성장이 멈춰버려 해영의 모습이 낯설어지면 어쩌지? 그런 의미에서 드라마 속 해영이 잘됐으면 좋겠어. 일도 사랑도 말이야. 그녀는 2016년을 사는 ‘오해영’들의 희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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