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시작부터 불안한 호텔롯데 상장

입력 2016-06-0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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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은 자본시장부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호텔롯데의 행보가 불안하다. 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수사의 칼날을 맞으면서 기업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IPO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신영자 쇼크’에 휘말리면서 그룹을 둘러싼 논란을 털어버리기는커녕 국민적 실망감만 얹어준 꼴이 됐다.

당초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9만7000~12만원이던 호텔롯데의 공모가에 지나친 거품이 껴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32~40배로 경쟁사인 호텔신라(26.3배)보다 훨씬 높다. 호텔롯데는 ‘신영자 쇼크’에 휩싸이고 나서야 공모가를 주당 8만5000~11만원으로 낮췄다. 공모 예정금액도 4조677억~5조2641억원 수준으로 5000억~5700억원 줄어들었다.

그러나 업계는 호텔롯데의 기업가치가 여전히 고평가됐다고 판단한다. 한 증권사는 호텔롯데의 적정 기업가치를 불과 3주 새 15조5000억원에서 12조5000억원으로 3조원 낮춰 잡았다. 30일 문을 닫는 서울 잠실 월드타워점의 특허권 획득을 전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입점 로비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기사회생의 기회는 영영 날아갈 소지가 다분하다. 호텔롯데의 영업가치에서 면세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다. 월드타워점이 부활하지 못하면 기업가치는 더욱 쪼그라들 것이다.

호텔롯데는 상장을 예고할 때만 해도 과거 삼성생명이 세운 역대 최대 공모 규모 4조8881억원을 넘는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점쳐졌다. IPO 공룡의 등장으로 지지부진한 우리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하지만 이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을 재확인시키지나 않을지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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