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도박 ‘브렉시트’] 목소리 높이는 찬성파…“익명의 독재자 따르는 꼴”

입력 2016-06-0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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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전 런던 시장ㆍ파라지 영국독립당 당수ㆍ현직 장관 등 EU 탈퇴 지지

▲왼쪽부터 영국의 대배우 마이클 케인 경, 나이젤 파라지 영국 독립당(UKIP) 당수, 이언 던컨 스미스 전 영국 고용연금장관,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
▲왼쪽부터 영국의 대배우 마이클 케인 경, 나이젤 파라지 영국 독립당(UKIP) 당수, 이언 던컨 스미스 전 영국 고용연금장관,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

영국에서 유럽연합(EU)을 의미하는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브렉시트 찬성파들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나이젤 로손 전 재무장관은 물론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을 포함한 현 정부의 장관 5명 등 정치계 거물 인사들이 브렉시트 지지 단체 ‘보트리브(Vote Leave, 탈퇴에 투표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과 스티브 베이커 의원 등도 손꼽히는 브렉시트 찬성파다.

존슨 전 런던 시장은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영국 선데이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EU가 아돌프 히틀러,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등 독재자들과 같은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언급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00년간 유럽 역사는 로마 제국의 영광을 모방해 단일 정부 아래 유럽을 통일하려는 시도의 반복이었다”며 “나폴레옹과 히틀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이를 시도했으나 비극으로 끝났으며 EU는 다른 수단으로 이를 추구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구나 존중하고 이해할 수 있는 단일 정부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것이 거대한 민주적 공허함을 초래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영국 독립당(UKIP)의 나이젤 파라지 당수는 열성적인 반(反) EU파다. 그는 영국 전역을 버스로 돌면서 브렉시트 찬성을 호소하고 있다.

고브 법무장관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 등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정부 인사들과 절친한 친구 사이이지만 브렉시트 찬성파를 이끌고 있다. 그는 “브렉시트 찬성은 내 정치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그러나 EU에 묶여 있는 정부와 나의 신념에 비춰보면 영국이 EU에서 나가는 것이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언 던컨 스미스 전 고용연금장관은 아예 지난 3월 장관 직을 내려놓고 본격적으로 브렉시트 지지 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지난 2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EU에 잔류하는 것은 국경을 열고 결함이 있는 다른 나라 경제와 같이 묶이는 것으로 마치 암초에 위험할 정도로 가까이 붙어 항해하는 꼴”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또 영국 재무부가 지난달 브렉시트로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자 “오스본은 거짓말쟁이 피노키오”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이언 던컨 스미스의 후임인 프리티 파텔은 인도계이지만 역시 브렉시트 찬성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도 전임자와 마찬가지로 캐머런 총리 진영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말 “브렉시트 반대론자들은 부유하게 자라서 이민 급증으로 수백만 서민의 일상 생활이 영향받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꼬았다.

5월 초 런던 시장선거에서 이슬람교도인 노동당의 사디크 칸에게 패한 보수당의 잭 골드스미스도 브렉시트 찬성론자다. 그는 억만장자이자 정치가로 대표적인 EU 회의론자였던 아버지 제임스 골드스미스의 영향을 받았다. 제임스는 지난 1995년 유럽 단일통화인 유로에 반대하는 국민투표당을 창당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잭 골드스미스 입장에서 브렉시트 국민투표 승리는 아버지의 염원을 실현하는 것이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영국 정보부 MI6의 국장을 역임했던 리처드 디어러브 경은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동시다발적인 테러가 발생하자 “브렉시트 시 영국은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극단주의자들을 더 쉽게 추방할 수 있다”며 “안보에 확실한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대배우이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다크나이트 시리즈에서 배트맨을 돕는 집사 알프레드로 출연했던 마이클 케인 경은 문화계에서 손꼽히는 브렉시트 찬성파다. 그는 “EU는 익명의 독재자와 같다. 수천명의 얼굴도 모르는 브뤼셀(EU를 지칭)의 공무원들이 만드는 규칙을 마냥 따를 수는 없다”며 “EU가 크게 변화하지 않으면 떠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기업 인사들은 대체로 EU 잔류를 선호한다는 평가지만 여전히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인사도 있다. 럭셔리 진공청소기로 유명한 다이슨의 제임스 다이슨 설립자는 “독일이 좌우하는 유럽시장에서 더 이상 괴롭힘을 당해서는 안 된다”며 브렉시트 찬성파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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