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리플A(AAA)’ 기업 멸종 위기

입력 2016-05-24 09:29 수정 2016-05-2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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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의 신용도가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급기야 최고 신용등급인 ‘트리플 A(AAA)’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전멸 위기에 이르렀다고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이 회사가 부여하는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보유한 미국 기업은 현재 존슨앤존슨과 마이크로소프트(MS) 단 두 곳이다. 14년 전인 1992년만 해도 ‘AAA’ 등급을 받은 기업은 98곳이었다.

AAA 등급 기업이 전멸 위기에 놓은 배경에는 주주 환원과 기업·인수(M&A)용 실탄 확보를 위해 저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하는 경영 전략 이용이 급격히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막대한 회사채 발행으로 신용등급이 낮아지면서 기업들의 초저 대출비용 시대도 끝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탄탄한 신용등급으로 저금리에 회사채를 발행, 거액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대차대조표 상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 신용등급이 떨어져 회사채 발행에 제한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지난 2008년 이후 투자적격등급의 기업과 투기등급 기업들의 부채는 총 4조 달러 가까이 불어났다. 그간 미국 기업의 경영진은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려고 부채에 크게 의존했다. ‘AAA’ 등급 회사채의 시가총액이 620억 달러 정도인데 반해 등급이 ‘AA’와 ‘A’인 기업의 시가총액은 각각 4190억 달러와 1조7800억 달러에 달했다.

‘AAA’ 등급 기업들이 급격하게 줄어들다 보니 시장에서는 ‘AA’ 등급 기업들이 후한 대접을 받고 있다. 닉 가트사이드 JP모건 국제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각에서는 ‘AA’ 기업이 최근 ‘AAA’ 기업으로 대우받는다”면서 “그만큼 ‘AAA’ 등급의 회사채가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용평가사들의 기준이 그만큼 엄격해진 데다 대부분의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AAA’ 등급 기업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의 제러미 시겔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평사들의 평가 기준이 강화돼 엄청난 현금 부자가 아닌 이상 ‘AAA’ 등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아마 1960년대처럼 ‘AAA’ 등급 기업 수가 늘어나는 시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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