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때문에…시험대 오른 도요타

입력 2016-05-12 09:03 수정 2016-05-1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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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경영의) 난류가 크게 바뀌었다...의지가 시험받는 해가 될 것이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11일(현지시간) 작년도 실적과 올해 실적 전망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엔고(주요 통화에 대한 엔화 가치 상승)’를 염두에 둔 비장한 발언을 잇따라 쏟아냈다. 도요다 사장은 “지금까지는 몇 년간 순풍에 돛 단 듯했으나 그 바람이 멈춤으로써 우리의 본모습이 드러나고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도요타가 발표한 2015 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이 기간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 증가한 2조8539억 엔(약 30조6908억원)으로 3년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 증가한 28조4031억 엔, 순이익도 6% 증가한 2조3126억 엔이었다. 도요타는 저유가에 힘입어 북미에서 대형차 판매가 증가한 덕분에 경차 증세 여파로 판매가 부진했던 일본 국내 시장과 신흥국에서의 침체를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전망은 사뭇 보수적이었다. 도요타는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 전망을 내놨다. 내년 3월 끝나는 2016 회계연도 영업이익(미국 회계기준)은 2015년도 대비 40% 감소한 1조7000억 엔(약 18조2682억원)으로 잡았다. 이대로라면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2011년 이후 5년 만에 영업이익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의 매출은 7% 감소한 26조5000억 엔, 순이익은 35% 감소한 1조5000억 엔으로 전망했다. 다이하쓰공업과 히노자동차를 포함한 그룹 전체의 올해 세계 판매 대수는 1015만 대로 잡았다. 이는 2015년 1009만 대에서 소폭 올려 잡은 것이다.

도요타는 엔고와 비용 증가를 이유로 들었다. 이 회사는 올해 환율 전망을 달러에 대해선 105엔, 유로에 대해선 120엔으로 상정했다. 전년의 달러당 120엔, 유로당 133엔에서 대폭 보수적으로 수정한 것이다. 도요타는 작년 환율과 비교했을 때, 올해는 환율 변동의 영향으로 영업이익 9350억 엔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다 인건비를 포함한 제반 비용 증가까지 감안하면 영업이익 5400억 엔이 줄어든다는 것.

지금까지는 엔저를 등에 업고 실제 능력 이상의 실적을 올릴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환율 효과에 대한 기대는 접어야 한다는 의미다. 도요타로서는 엔고 때문에 실적에 큰 전환점을 맞은 셈이다.

그러나 도요타는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기 당시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설비투자를 단숨에 절반 이상 줄였는데, 되레 신차 개발 경쟁에서 타사에 뒤지게 됐다는 자성에 따른 것이다. 회사는 필요한 투자는 외부 환경에 좌우되지 않고 진행하기로 했다고 한다.

도요타는 이번 회계연도의 연구개발비는 1조800억 엔, 설비투자액은 1조3500억 엔으로 전년 대비 2~4% 높여 잡았다. 연구개발비와 설비투자액 모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연구소 신설을 포함해 자동차 이외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등 장기적인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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