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유가 상승세에 찬물 붓나…증산 시사

입력 2016-05-12 08:20 수정 2016-05-1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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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 CEO “수요 항상 있어, 연내 생산 늘어날 것”…6월 OPEC 총회서 산유량 동결 합의 또 불발될 듯

사우디아라비아가 다른 산유국들의 우려에도 원유 증산을 감행할 태세다. 이에 최근 상승세를 탄 국제유가에 사우디가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사우디 국영석유업체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가 증산을 시사하면서 6월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에서 원유시장 안정을 위한 산유량 동결 합의가 다시 불발될 전망이라고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나세르 CEO는 전날 사우디 다란의 아람코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생산에 대한 수요는 항상 있다”며 “연내 생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도와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원유 수요가 늘고 있다”며 “우리는 이란, 미국 셰일업계와 경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유가는 이날 미국 원유 재고 감소와 캐나다, 나이지리아 등에서의 공급 차질 관측에 급등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3.5% 급등한 배럴당 46.23달러로, 6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저렴한 비용으로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사우디가 증산하면 상대적으로 생산 비용이 높은 산유국을 압박하는 한편 공급과잉 불안을 더욱 고조시켜 유가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

사우디가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건 국제사회와의 핵협상 타결로 경제 제재가 풀려 증산을 서두르는 이란 등 다른 산유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사우디의 실세 중의 실세로 떠오른 모하메드 빈 살만 알사우드 부왕세자는 주요 산유국이 지난달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회의를 하기 전에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이란의 참여 없이는 동결에 참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사우디가 도하 회의에서 막판 합의를 거부해 생산 조정은 실패로 끝났다. 모하메드 부왕세자는 “사우디 산유량을 현재의 하루 1000만 배럴에서 당장이라도 1150만 배럴로 증산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사우디는 지난 7일 21년간 석유부 장관을 지낸 알리 알나이미를 해임하고 후임으로 보건장관 겸 아람코 회장인 칼리드 알팔리를 임명했다. 이는 석유정책에서 부왕세자의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오는 6월 2일 열리는 OPEC 총회에서 산유량 조정 결정이 더욱 어렵게 됐다고 FT는 지적했다. 이란이 높은 수준의 생산을 계속하는 가운데 사우디와 이라크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아시아 고객에 원유 판매가격을 인하하고 있다. OPEC의 맹주인 사우디가 증산에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면 OPEC 생존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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