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딩클럽 CEO 경질 파문…온라인 대출 업계 신뢰도 휘청

입력 2016-05-10 16:26 수정 2016-05-1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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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한 P2P 대출 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핀테크 벤처의 대표주자로 불려온 렌딩클럽 공동 창업자인 르노 라플랑셰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시간) 부정 대출 중개 혐의로 경질되면서 업계의 신뢰 문제가 부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날 렌딩클럽에 따르면 이사회 조사 결과, 라플랑셰 CEO는 계약 조건이나 내규에 맞지 않는 형태로 2200만 달러(약 258억원) 규모의 대출 상품을 판매한 것과 관련해 사실상 경질했다.

라플랑셰 CEO의 사임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회사 주가는 35% 폭락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개인용 대출을 취급하는 렌딩클럽의 새로운 기술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불안감이 피어오르고 있는 와중에 라플랑셰 CEO의 사임이 불안을 더욱 부채질한 셈이 됐다.

렌딩클럽은 돈이 필요한 개인과 여유 자금을 불리고자 하는 투자자를 중개해주는 사업 모델로 성장해 2014년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침체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다. 투자은행 키프, 브루예트앤즈의 렌딩클럽 담당인 줄리아나 발릭카는 “이번 사건이 업계 전체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지적하고, “업계 대표주자에게 이러한 문제가 있다면, 나머지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 대출 업체는 개인에게 무담보로 소액을 대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인은 그것을 신용카드 채무 상환이나 결혼식 비용, 창업 자금으로 쓴다. 업체는 보통 예탁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대출 채권을 투자자에게 판매할 수 있지만 올들어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업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인터넷 금융업체 온덱크캐피털의 주가는 9일 4% 하락했다. 연초에 비해선 52% 떨어졌다. 유사 업체인 스퀘어의 주가도 이날 3.6% 하락했다. 연초 대비 하락률은 25%에 이른다. 이 회사는 트위터의 잭 도시 CEO가 경영하는 인터넷 결제 서비스 회사이지만 대출 사업 실적은 예상보다 부진하다고 알려졌다. 프로스퍼 마켓플레이스는 지난주 시장 환경이 예상보다 부진하단 이유로 직원의 28%를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렌딩클럽은 투자자가 명시한 기준에 못미치는 대출 상품을 투자자에게 판매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렌딩클럽보다 규모가 작은 경쟁사가 똑같은 실수를 막을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고 있다. 렌딩클럽은 창업한 지 약 10년이 지나 일부 신생기업보다 컴플라이언스(규제 준수) 및 IR 담당 전문 직원을 많이 고용하고 있다.

투자은행 컴패스포인트 리서치앤트레이딩의 마이클 타칸 수석 애널리스트는 “렌딩클럽에서 일어난 일 대부분은 업계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며 “투자자가 구매 계약을 체결 한 채권을 받아야 지 여부 문제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렌딩클럽의 주가는 라플랑셰 CEO의 사임 발표 전에 이미 2014년 12월 기업공개(IPO) 당시보다 68% 하락하는 등 크게 하락한 상태다. 렌딩클럽의 성장률은 은행의 평균 성장률을 웃돌고, 추가 성장에 대한 기대도 은행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최근 몇 달 동안 차기 성장 동력인 신상품을 내놓으라는 압력에 노출돼왔다. 라플랑셰 CEO는 지난달 투자자 회의에서 6월쯤 새로운 상품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퍼시픽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PIMCO)의 대니얼 아이바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터넷 대출 업계는 장기 실적이 없고 데이터도 제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는 이 업계 투자에 신중을 기한다”며 “온라인 대출 회사가 조성하는 대출 상품에 거의 투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터넷 금융에 투자하는 자산운용사 페트라 파트너스의 조슈아 랜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렌딩클럽의 문제는 파급할 것이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많은 의문을 제기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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