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FC 구단주(성남 시장)가 서울 FC에 제안한 ‘10억원 빚 탕감 내기’에 네티즌의 반응이 뜨겁다.
이재명 구단주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FC서울에 ‘10억 대전’을 제안했다. 그는 “이번 주말(14일) 오후 3시 성남 탄천운동장에서 2016 K리그 첫 성남-서울전이 열립니다”라며 “만약 성남이 진다면 대한민국 ‘장기연체 채무자’의 빚 10억원을 매입해 탕감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서울이 지면 장기연체채무 5억원을 책임져 달라”고 덧붙였다.
성남시는 10년 이상 연체된 채권을 원금의 1%로 구매해 채무자를 구제하는 사회운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금융기관들은 돈을 빌린 뒤 3개월 이상 연체된 악성·장기 연체자의 채권을 손실 처리해 대부업체에 원금의 1~10% 수준에 팔아넘긴다.
사단법인 희망살림은 지난해 9월 장기연체자의 부실채권을 사들여 사회문제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비영리 은행인 주빌리은행을 출범했다. 이재명 구단주는 주빌리은행의 공동은행장으로 참여했고, 성남 FC 유니폼에 ‘주빌리은행’을 새기는 등 후원을 하고 있다. FC 서울이 이재명 구단주의 제안에 응할 경우, 서울이 지더라도 실제로 부담하는 돈은 1000만원 정도에 불과할 전망이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사회적 기여와 함께 K리그 흥행에 힘을 더하는 좋은 아이디어”라며 응원했다. 또 “지난 ‘깃발라시코’도 그렇고 이재명 시장의 기획력이 좋은 것 같다”, “빚 탕감을 위한 경기라니, 성남 시민으로서 자랑스럽다”며 극찬하는 의견도 나왔다.
반면 “공연히 선수들 경기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 아닌가”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또 “축구가 자신의 정치 도구인 줄 아느냐”, “세금으로 본인 이미지 좋게 하는데 맛들였다”라고 비판하는 네티즌도 있다.
이에 이재명 구단주는 “서민 빚 좀 갚아주자는데 왜 이리 악플이 많이 붙을까요”라며 “돈을 따 먹기하는 도박이 아니고, ‘누가 장기연체 빚 탕감 많이 할 거냐’하는 공익기여 내기라고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의 사회적 기여를 재미있게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