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탄급 영동대로 지하도시 파급력

입력 2016-05-09 16:30 수정 2016-05-1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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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삼성동 일대 슈퍼부자로 만들어준 셈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잇따른 개발 호재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주변 부동산 가치는 엄청나게 치솟았다. 지난 2014년 현대차가 평당(3.3㎡) 1억원 가량 되는 옛 한국전력본사 부지를 4억원이 넘는 값에 매입하는 바람에 일대가 금싸라기 땅으로 바뀌었다. 뒤이어 종합운동장까지 연결되는 9호선이 개통되면서 주가는 더욱 치솟았다.

이 정도는 약과다. 서울시가 코엑스와 앞으로 건설될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잠실 종합운동장을 연계해 일대를 국제교류복합단지로 개발하는 한편 삼성역~봉은사역 간 영동대로 땅속에다 광역·도시철도 통합 환승 시스템을 갖춘 거대한 지하도시를 만들겠다고 발표하자 시장 분위기는 절정을 이뤘다. 간간이 눈에 띄던 매물도 자취를 감췄고 호가도 급등했다.

서울시가 특정지역을 대상으로 엄청난 개발계획을 연달아 쏟아 냈으니 부동산값이 치솟는 것은 당연하다. 현대차 입주 발표 이후 이 지역 부동산 자산가치는 거의 두배 가량 높아지지 않았나 싶다.

개발의 영향력이 워낙 커서 그렇다. 지하철 하나 개통이 돼도 주변 지역이 들썩이는데 기존 2개 지하철 노선에다 6개 철도망과 버스가 환승되는 대규모 지하도시가 들어선다 하니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안 된다. 그것도 KTX· GTX와 같은 고속철도망이 연결돼 이용객은 얼마나 되겠는가.

서울시는 서울역 하루 이용객 32만명보다 1.3배가 많은 40여 만명으로 추산한다. 버스승객 18만명을 포함하면 매일 영동대로에는 58만명이 인파가 북적이게 된다. 여기다 빌딩 수요와 일반 유동인구를 감안하면 숫자는 더욱 불어난다.

사람이 몰리면 부동산값은 오르게 돼 있다.그런 이치를 예상해서인지 아파트값이 평당 3000만~5000만원 선으로 올랐고 땅값은 부르는 게 값이다. 매물이 없다는 소리다. 서울시가 이 지역 부동산 소유자를 하루 아침에 슈퍼부자로 만들어 준 셈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자산 가치는 얼마나 더 상승하게 될까.

부동산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우선 상가부문은 큰 혜택이 없을듯 하다. 어쩌면 지금보다 못할 수도 있다. 매머드 지하도시가 조성되면 그곳에서 웬만한 일은 다 해결된다. 간단한 음식점이나 커피숍과 같은 종류는 낙전(落錢)효과를 볼 가능성이 있지만 매머드 의류매장이나 마트류는 불안하다.

주거시설은 호황을 보일 게 분명하다. 주변 근무자만 봐도 그렇다. 서울시는 개발이 완료될 경우 1만2000명의 고용 유발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고급수요에서부터 아르바이트까지 주거 수요는 다양하다.

그러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면 임대수요는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된다. 더욱이 급행철도가 생기면 다소 외진 곳에서도 10분 대면 출·퇴근이 가능하다.

이를 보면 급행철도가 주거수요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변 교통만 좋으면 물가가 비싸고 공기가 안 좋은 번잡한 도심에 굳이 살 이유가 있겠는가.

월세도 너무 비싸면 거주수요가 줄 수밖에 없다. 집값이 너무 올라도 세금만 많아질 뿐이다. 슈퍼부자들이야 세금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지만 중산층은 그렇지 않다.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면 노후생활이 팍팍해진다. 쓸데없는 곳에 돈을 낭비할 여력이 없다는 얘기다. 너무 비싼 집에는 살 수 없다는 뜻이다.

다음은 빌딩시장이다. 앞으로 더 안 좋아질 공산이 크다. 지금도 공급과잉으로 빈 사무실이 많은데 현대차 사옥과 코엑스 쪽 신규빌딩(파르나스) 등이 완공되면 물량은 더욱 넘쳐날게 뻔하다. 잠실에 제2롯데 빌딩도 있지 않은가. 주변에 매머드 빌딩이 오픈을 기다리고 있어 빌딩임대시장은 당분간 약세를 면키 어렵다.

소형 임대빌딩도 임대료가 오르면 곤란하다. 영동대로의 철도망이 완공되면 임대료가 싼 외곽쪽으로 수요가 빠져나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영동대로변 개발은 부동산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 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공급이 늘어나면 어는 곳인가는 희생이 될 수밖에 없다. 쇼핑도 그렇고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가게 많아졌다고 수요가 더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저성장시대에서는 모든 게 감축이다. 사무실 크기를 비롯해 직원·임금 등이 동결 또는 축소되기 일쑤다.

강남권 개발의 부작용이 다른 지역에 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럴 개연성이 다분하다. 정부나 서울시는 이 점을 예의 주시해 폐해가 생기지 않도록 제때 방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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