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진 전 KT&G 사장 재판에서도 '봐주기 구형' 공방

입력 2016-05-0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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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로부터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영진(58) 전 KT&G 사장의 재판에서 '봐주기 구형' 공방이 벌어졌다. 검찰이 특정 증인에 대해 구형량을 낮춰주는 대신 민 전 사장에 대해 불리한 진술을 하도록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현용선 부장판사)는 2일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민 전 사장에 대한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민 전 사장 측은 이날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이모(61) 전 부사장에 대해 '봐주기 구형'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전 부사장은 KT&G 핵심시설인 신탄진제조창에서 제조창장으로 근무할 당시 협력업체로부터 받은 돈 일부를 민 전 사장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민 전 사장과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사장은 지난 28일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다. 이 전 부사장에 대해 1심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항소심에서 절반인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 검찰이 '봐주기 구형'을 한 이 전 사장의 진술을 온전히 믿을 수 없다는 게 변호인의 주장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 전 부사장이 1심에서 선고된 추징금을 3분의 1만 납부했는데, 2심 결심공판 직전에 전액 납부했기 때문에 구형량이 낮아진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변호인이 '검찰이 이 전 부사장을 지난달 몇 차례 따로 검사실에 불렀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민 전 사장의 재판 증인으로 출석하기 전에 이 전 부사장을 소환 조사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민 전 사장은 사건 당시 이 전 부사장의 승진을 좌우할 인사 평가자이자 향후 사장으로 점쳐지던 인물이었던 만큼 이 전 부사장이 금품을 제공할 이유는 명백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변호인 측의 의혹 제기에 반발하는 과정에서 법정에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1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민 전 사장은 2009년~2012년 회사 직원과 협력업체 2곳으로부터 1억여원을, 해외 담배유통상으로부터 파텍필립 시계 1개와 롤렉스 시계 5개를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외에도 2010년 청주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 과정에서 KT&G 임원들을 시켜 청주시청 공무원에게 6억6000만원의 뒷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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