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경제현장을 가다] 신공항 건설·외국자본 유입… 기대보다 걱정 앞서는 주민들

입력 2016-04-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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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끝 개발 열기 뜨거운 ‘제주’/ 野 강세지역… 이주민 증가 등 영향 판세 예측 불가

정치권에서 제주도는 ‘야도(野島)’로 불린다. 17대 총선 이후 줄곧 야당이 금배지를 달았기 때문이다. 20대 총선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 판세가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당 우세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지역경제의 뜨거운 감자인 중국 자본 유입과 제2공항 건설 등 지역 현안에 초점이 맞춰진다.

제주 제2공항은 포화상태가 된 제주공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부지는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온평리 일대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등 제주 동쪽 해안 관광지에서 남쪽으로 5~10km 떨어져 있는 곳으로 해발고도가 낮고 비교적 평탄한 농어촌 마을이다. 국토부는 예비타당성 조사와 설계·공사·시행 등의 절차에 따라 기존 공항을 그대로 운영하면서 제2공항을 2025년 이전에 개항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개발에는 논란이 뒤따른다. 제2공항도 예외는 아니다. 7일 찾은 성산읍 신산리와 온평리 곳곳에는 제2공항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도로부터 마을 골목까지 마을 주민들의 여론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온평리는 예정지의 76%가 포함돼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더 높다. 온평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주민들은 “농민들은 갈 곳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주와 보상 문제가 화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총선을 앞둔 주민들은 “후보자들의 코빼기도 안 보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후보자들은 제2공항 조기 착공 외에는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현은찬 온평리 이장은 “과연 그들이 국회의원이 돼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투표는 국민의 의무니까 당연히 해야 하겠지만 투표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총 1363만4900여명(잠정)의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했다. 이는 2014년(1227만명)보다 11.1%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제2공항 건설이 완료되면 제주로 유입되는 관광객의 증가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관광객의 지갑을 열기 위한 외국 자본의 유입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대표적이다.

제주에서 최초로 복합리조트를 추진하고 있는 람정제주개발은 2019년 완전 개장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총면적 75만여평의 겐팅리조트에는 호텔, 빌라, 가족형 테마파크, 테마존 쇼핑 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중국 자본 등 외국 자본이 2조원가량 투자될 대규모 사업이다. 람정제주개발 윤정웅 상무는 “내년 10월 이전에 부분개장을 할 것 같다”며 “내국인, 중국인 관광객, 동남아 관광객 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택빈 수석부사장은 “애초 계획보다 사업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제주에는 중국,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일본, 호주 등 다양한 외국 자본이 들어와 있다. 23개 기업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람정제주개발 사업과 관련한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막기 위해 2019년까지 9000명 이상의 제주도민을 직·간접 고용하고 마을기업 지원 등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도내 대학(제주·한라·국제·제주관광·폴리텍대) 출신 등 제주도민 57명은 이미 싱가포르에서 어학연수를 받고 있다. 일정 과정을 이수한 이들은 람정제주개발에서 대리급으로 일할 기회를 얻게 된다. 제주도청은 인력의 80% 이상을 제주도민으로 고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그들만의 거리도 조성됐다. 제주 속의 중국으로 불리는 ‘바오젠거리’는 한때 제주 로데오 거리였지만 2011년 9월 중국 건강용품업체 바오젠그룹 직원 1만1000명이 방문한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제주도가 이름을 바꿨다. 얼핏 보면 여느 번화가와 다름없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국어 간판 등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을 찾는 손님 대부분은 중국인 관광객이다. 상권은 비교적 활발한 편이나 임대료가 폭등하는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님이 방문하신 동문전통시장’. 제주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동문시장 입구에 있는 현수막 문구에서 민심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29년 동안 동문시장에서 식료품 장사를 해온 박 모(75·여)씨는 “어차피 누가 돼도 약속을 잘 지키지 않을 것 같다. 선거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젊은 사람들과는 생각이 다르다”며 여당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시장 로터리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황 모(28)씨는 “특별히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는 없지만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하는 모습을 본 이후 생각이 확실해졌다”며 야당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제주지역 선거는 인구 유입 증가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의 선거인 수는 49만7710명이다. 지난 총선보다 5만6240명 늘었다. 제주에 새 둥지를 튼 이들은 친척을 의미하는 제주도 방언인 ‘궨당정치’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이주민의 표심은 예측 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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