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의혹… 고재호ㆍ홍기택 정말 몰랐나

입력 2016-03-24 10:16 수정 2016-03-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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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선 “고 전 사장, 연임 위해 늦췄다”… 홍 전 산업은행 회장 인지시점도 의문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의혹은 이미 2014년부터 제기됐다. 조선업계의 다른 회사들은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는데 대우조선해양만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시각이었다. 다른 조선사의 말단 직원까지 대우조선해양이 대규모 손실을 숨기고 있을 것이란 관측을 제기했을 정도였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감리 착수 단계부터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 관련 업계와 시민단체뿐 아니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신속한 감리 착수를 요구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이 되어서야 감리에 나서면서 여론에 떠밀려 감리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금융당국이 최종 결과 발표를 내년으로 미룰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회계 전문가들은 “대우조선해양은 고의 분식회계로 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발표를 늦추면 늑장 대응에 이어 사안의 파장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로 최종 결론이 나면 책임 소재의 범위도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고재호 전 사장이 연임을 위해 부실 반영을 늦춘 것이란 내부 제보가 잇따랐다. 고 전 사장이 지난해 초 임기 만료 이전에 대규모 부실을 알았다는 것이다.

과징금 규모에도 시선이 쏠린다.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를 했다면 최대 100억원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금융당국은 최대 20억원이었던 과징금 규모를 지난해 1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회계 장부 부풀리기를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대우조선해양이 대규모 과징금을 내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

고 전 사장은 검찰 고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이 드러나자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1조원의 출자전환을 포함, 5조원가량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책임 소재를 명백하게 밝혀야만 하는 배경이다.

딜로이트 안진도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반영된 영업손실 5조5000억원 중 2조5000억원은 2013~2014년 회계연도에 분산 반영해야 한다는 사실을 실토했기 때문이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새롭게 발견된 부실이 아니라 기존 부실을 분산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은 부실 감사를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딜로이트 안진은 대표 자격정지뿐 아니라 검찰 고발 징계까지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 인지 시점도 밝혀야 할 부분이다. 만약 홍 전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이 세상에 드러나기 전부터 알았다면 고의 은폐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을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로 최종 결론이 나면 시민단체에서는 위증 논란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국정감사 때 고 전 사장은 회사의 ‘회계절벽’을 “해양산업의 특성상 손익 파악 시점이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전 회장 역시 “그쪽(대우조선해양)에서 손실을 선반영해 대규모 손실이 날 가능성이 없다는 보고를 지속적으로 받았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소액주주의 소송이 줄을 이을 가능성도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23일 종가는 5400원이다. 대규모 부실이 드러나기 전인 2015년 1월 2일 1만8750원에 비해 71.2% 하락했다.

이번 사태의 불똥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로 튈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수주산업을 테마감리로 정했다. 이들 회사도 대규모 수주산업이란 특성이 있는 만큼 혐의 감리를 받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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