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취업 절벽에 놓인 56만명의 아픈 청춘들

입력 2016-03-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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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네이버 '뿜')
(출처=네이버 '뿜')

서울대생이 뽑은 최고의 멘토,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읽어보셨습니까? 불안한 미래로 힘들어하는 20대에게 보내는 격려의 메시지죠. “다 잘 될 거야”란 그 흔한 응원 없이 공감의 언어로 써내려간 이 책은 200만부 넘게 팔려나가며 젊은이들에게 큰 위로가 됐습니다.

초판이 출간된 지 6년이 흘렀습니다. 아픈 청춘에게 여전히 김 교수의 조언이 통할까요? 아무래도 병신년(丙申年)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겐 들리지 않아 보입니다.

올해 초 온라인커뮤니티에 오른 글인데요. 할머니께 김 교수의 책을 소개했더니 ‘아프면 죽는 거다’란 답이 돌아옵니다. ‘할머니도 느끼는 헬조선’, ‘젊어서 고생은 개소리’란 댓글과 함께 이 게시물은 수백 건의 ‘뿜’(공감)을 얻었습니다.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하고 알바(아르바이트)로 근근이 버티는 젊은이들에게 “인생의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라. 방법이 없지 않느냐”라고 타이르던 기성세대조차 이제는 ‘호모인턴스’와 ‘문송’의 상황이 안쓰러운가 봅니다. 신조어 설명은 기사 맨 아래 ‘기자 찬스’를 참고하세요.

청년들이 느끼는 아픔, 외면하기엔 좀 위독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월 직장을 구하지 못한 15세 이상 29세 미만 인구는 56만명이나 됩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7만6000명 늘었습니다. 이에 실업률도 12.5%까지 치솟았는데요. 1999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일자리를 구하는 알바생, 졸업을 앞둔 대학생 등 통계에 잡히지 않은 ‘취준생(취업준비생)’까지 더하면 이보다 더 많다고 하네요.

물론 청년 취업난이 우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이 유독 심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청년(16∼29세) 실업률은 핵심생산인구(30∼54세) 실업률보다 3.51배 높습니다. 22개 OECD 조사 회원국(평균 2.29배) 가운데 가장 높은데요. 3%넘는 조사국은 한국을 포함해 스웨덴(3.16%), 노르웨이(3.05%), 이탈리아(3%)뿐이라고 하네요.

학자금 빌려 대학은 졸업했는데, 취업은 안 되고…. 그래서 우리 젊은이들은 빚이 많습니다.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액은 12조3000억원에 달합니다. 2010년 3조7000억원(1인당 대출금 700만원)과 비교하면 4년 반 만에 3배 늘었죠. 학자금 대출 말고 생활비 용도로 은행권에서 빌린 돈도 1조원이 넘습니다. 지난달 15일 이투데이 기사 ‘등록금 버는 기계의 설움’을 보시면 감이 오실 겁니다.

“중소기업은 사람 없어서 난린데, 대기업만 고집하니까 그렇지.”

기사를 읽으며 이런 생각 하는 분들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 조사 결과는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최근 잡코리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신입사원 연봉을 조사했는데요. 그 차이가 1438만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똑같이 일해도 대기업 다니는 사람이 중소기업 다니는 사람보다 한 달에 119만8000을 더 받는 겁니다. 최저임금(월 126만원)으로 투 잡을 뛰어야 겨우 비슷해지는 돈입니다.

아프면 청춘이 아니라 환자입니다. 할머니 말처럼 그들의 고통을 외면하다간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죠. 지금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진통제가 아닌 치료제입니다. 기성세대의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자료: 잡코리아(연합뉴스)
▲자료: 잡코리아(연합뉴스)

*기자 찬스!
요즘 극심한 취업난을 표현하는 신조어가 참 많죠. 우선 ‘호모인턴스’는 인턴생활만 반복하는 취업준비생을 말합니다. ‘문송’은 문과라 죄송하다는 뜻으로 이공계 출신을 더 선호하는 현실을 빗댄 단어죠. 유의어로는 ‘문돌이’가 있습니다. 인문계 졸업생 90%는 논다는 ‘인구론’, 취업을 포기한 ‘취포생’, 20대 스스로 퇴직한 백수 ‘이퇴백’ 등도 젊은이들의 답답함을 대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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