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2주 앞둔 ISA] 잠깐, ‘이사’비용 따져보셨나요?

입력 2016-03-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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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의무가입 중도해지땐 비과세혜택 사라져… 이미 가입한 금융상품 ‘갈아타기’ 안돼… 세금 아끼려다 수수료 더 낼 수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ISA는 올 초 은행과 증권사의 고객 유치 경쟁이 가열되면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장점과 함께 단점도 있는 만큼 꼼꼼히 확인해 보고 가입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ISA 가입 전에 반드시 자신의 투자 스타일을 체크하고, 금융회사의 수수료 등을 세심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ISA 연 5만원 아낀 세금, 수수료로 나간다? = ISA의 가장 큰 장점은 연간 2000만원을 납입해 5년 동안 순수익 200만원까지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이상의 수익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세율 15.4%보다 낮은 9.9%의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에 높은 수익률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자칫 세금을 아끼려다 ISA 수수료가 더 나갈 수도 있다. ISA는 일반 계좌와 달리 계좌 잔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금융회사에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A씨가 일반적인 금융상품에 1000만원을 불입해 연 3%의 수익(30만원)이 났다면, 15.4%인 4만6200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ISA 계좌의 경우 이 세금은 면제받을 수 있지만 투자금의 0.5%(신탁형·저위험 상품 기준)에 해당하는 5만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수익률이 낮을 경우 수수료 지출로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ISA를 가입할 때 각 금융회사에서 출시하는 상품의 수수료율을 잘 따져야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다. 특히 ISA는 5년 의무 가입 상품이기 때문에 중도 해지하면 세금 면제 혜택을 받지 못 하고, 수수료까지 물 수 있어 신중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ISA 가입으로 면제 받을 수 있는 세금과 5년 동안 돈이 묶일 경우의 기회비용도 잘 따져봐야 한다. 1년에 2000만원 납입해서 5년 동안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경우 5년 동안 면제 받을 수 있는 세금(세율 15.4%)은 약 30만원이다. 1년 동안 내가 절세하는 금액은 6만원 수준이다. 따라서 매년 6만원의 세금을 아낄 것인가, 5년 동안 돈을 묶어놓을 것인가를 잘 따져봐야 한다.

◇주식형펀드, 단기 예·적금 가입은 ISA 비효율적 = ISA 계좌에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은 따로 있다. 이미 비과세 혜택이 있는 상품이나 이자 소득이 적은 상품 위주로 투자하는 개인은 오히려 ISA 가입이 손해다.

국내 주식형 펀드와 해외 주식형펀드는 이미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는 투자 상품이다. 은행이나 주식회사에서 펀드를 가입할 때 대부분 권유받는 상품이 주식형이다.

따라서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펀드(ETF), 국내 채권형 펀드, 해외 채권형 펀드 계좌를 만들 생각이 있다면 ISA 가입을 고려할 만하다. 예금과 적금의 경우 이자가 낮은 단기 상품보다 장기 상품을 가입한다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때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이미 가입한 투자 상품을 ISA 계좌로 옮겨올 수 없다는 것이다. ISA에 가입하면 모든 투자 상품은 신규로 계좌를 열어야 한다.

ISA 계좌 상품 중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홍콩H지수 하락에 따라 녹인(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한 ELS가 대표적이다.

ISA 계좌 혜택을 극대화하려면 이자 수익이 높고, 수수료 지출을 낮출 수 있는 사람 가운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아니어야 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ISA는 연 10%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개인투자자에게 유리하다는 말도 나온다. 바꿔 말하면 일반인이 ISA로 큰 혜택을 보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금융권 ISA 사전 마케팅 치열한 이유는? = 은행과 증권회사 등 금융권에서는 ISA 출시를 앞두고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ISA는 1인 1계좌만 개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반 통장처럼 여러 은행과 증권사에 계좌를 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객 수가 정해져 있는 시장이므로 금융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게다가 ISA 출시와 함께 금융당국이 투자일임형 업무를 은행에 허용하면서 ISA 계좌는 증권사와 업권을 가리지 않고 경쟁하게 됐다. 고객 수는 정해져 있는데 은행권과 증권사 모두 동일한 ISA 상품 취급이 가능해졌다.

이렇다 보니 금융사들이 상품 구성과 수수료 등 혜택을 앞세워 자사 ISA를 홍보하기보다 ‘일단 고객을 유치하고 보자’는 식의 경품 경쟁이 다른 금융상품 출시 때보다 두드러지고 있다.

ISA를 가입할 생각이 있다면 은행의 권유나 경품에 휘둘리지 말고,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ELS, ETF, 채권형 펀드 등의 투자를 이번에 새로 시작하려는 사람이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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