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는 빠져라!”…M&A 시장서 활개치는 중국, 자문 서비스도 독식

입력 2016-02-2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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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두각을 나타내는 가운데 M&A 자문 서비스 부문 역시 중국 은행들이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해외 기업 M&A 총액은 올들어 지금까지 815억 달러(약 100조5221억원)에 이르러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주목되는 건 인수 측 자문사 순위다. 1~3위는 HSBC홀딩스, 중신은행, CICC 등으로, 월가 대형은행은 상위에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특히 HSBC와 중신은행이 1위와 2위를 차지한 건 켐차이나의 스위스 종자기업 신젠타 인수 안건에 자문을 맡았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기업의 해외 M&A의 급증을 상징하는 건으로 중국 기업의 해외 M&A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이들 은행은 자문 서비스와 아울러 대출도 중개하고 있으며, 수수료로 수천만 달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신은행과 CICC 2개 은행이 중국 기업에 의한 전례없는 해외 M&A 붐을 등에 업고 월가의 투자은행들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비결로는 중국 규제당국과의 친화성을 꼽았다. 경영컨설팅회사 올리버 와이먼에 따르면 중국 은행들은 중국규제당국과의 관계가 서방은행들보다 좋기 때문에 기업이 해외 투자 승인을 받을 때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단 점에서 유리하다. 또한 중국 은행들은 현지 기업과의 유대 관계에서도 혜택을 입고 있으며, 막대한 재원을 대출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도 입장을 유리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방 은행들은 대부분이 대출에 인색하고, 과거에는 글로벌 M&A 성사 노하우는 서방 은행들의 전유물이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사이의 중론이다. 영국 로펌 링클레이터스의 팽 지안 중국 담당 책임 파트너는 “중국 은행들은 서방 은행에 대해 공부하고 있어 경쟁 환경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현재 M&A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한 중국 측 기업들이 월가의 은행에 그다지 노출돼 있지 않다는 점도 중국 은행과 서방 은행의 역전 요인으로 지목했다.

CICC는 1995년 중국 국유은행인 중국건설은행과 미국 모건스탠리의 합작사로 설립됐다. CICC의 경영권은 2000년대 초반 중국 측으로 넘어갔다.

중신은행은 국영 복합 기업인 중신의 은행 부문이다. 중신은 1970년대에 외국과의 무역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설립됐으나 업무의 폭을 다각화하게 됐다. 대형 증권 부문 외에 부동산에서 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로 발을 넓혔다.

다만 중국 은행의 M&A 자문 서비스 실적은 어디까지나 단편적인 것이다. 월가 은행들이 장기간에 걸쳐 쌓은 노하우를 하루 아침에 따라잡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CICC나 중신은행 같은 금융기관의 직원 수는 월가 투자은행보다 많지만 급여는 천지차이다. 중국의 은행은 일반적으로 월가의 은행보다 수수료가 적고, 중국 기업 역시 인색해 돈을 잘 쓰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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