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효진의 이슈通] 만능통장 불완전판매 주의해야

입력 2016-02-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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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진 금융시장부 차장

그간의 금융상품과 차원이 다른 ‘만능통장’이 다음달 14일 금융권을 강타한다. 은행, 증권사들은 벌써부터 고객 유치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예금, 펀드, 파생상품 등 여러 금융상품이 하나의 계좌에 담긴다. 금융회사와 상관없이 1인 1계좌 개설만 가능하다.

무엇보다 만능통장의 강점은 세제 혜택이다. ISA는 특정 금융상품이 아닌 계좌 자체에 비과세 혜택을 준다. 이를테면 손해와 이익을 합산해 연간 200만원까지 비과세한다. 200만원을 넘을 경우 9%의 분리과세 혜택을 준다.

특히 ISA에 대한 온라인 가입이 허용되고, 은행들의 일임형 상품 운용이 가능해지면서 1%대 저금리 시대에 돈의 흐름을 바꿀 금융시장의 빅뱅이 예상된다.

일임형 ISA는 투자자가 계좌만 개설하면 금융회사가 전문가에 의해 표준화된 상품을 알아서 운용해 편리하다. 금융회사는 ISA가 3년과 5년의 의무가입이 원칙인 만큼 장기 자금 유치가 가능하다.

투자일임업이 허용되기 이전까지 은행들은 ISA에 그리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제약이 많은 신탁형 ISA로는 일임형 ISA를 취급하게 될 증권사들과 경쟁이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일임형 금융상품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 증권사들과의 정면 대결만큼은 피하려 했다.

하지만 뒤로는 은행에 일임형 ISA 운용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로 금융당국을 계속 설득했다.

결국 금융위원회는 ISA에 대해 증권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은행권의 손을 들어줬다. ISA에 한정적이지만 은행권이 투자일임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거의 10년 만에 처음이다. 2007년, 2010년, 2013년에도 은행의 투자일임업 허용 문제가 불거졌지만 증권업계의 반발로 매번 무산됐다.

사상 첫 투자일임업 허용으로 고객 유치에 날개를 단 시중은행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자동차, 골드바, 해외여행 상품권 등 고가의 경품까지 등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고객 유치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ISA가 원금 손실 위험성이 높은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ISA만 있으면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식의 과장광고만 넘쳐날 뿐이다. ISA 가입 초기 무더기 불완전판매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ISA에는 주가연계증권(ELS), 환매조건부채권(RP),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 일반인들에게 매우 생소한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이런 상품은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반면 손실 가능성도 크다. 이미 대부분의 ELS 상품이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 폭락으로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은행권은 고위험 투자 상품 운용 경험이 적다. 투자일임업에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있지만 초기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ISA는 상품이 매우 다양하고 규정이 복잡해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은행들은 고객 유치 경쟁에 매달리기보다 투자자 보호에 먼저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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