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러시아 회동 나서지만…푸틴엔 원유 감산이 오히려 독?

입력 2016-02-1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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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하면 시베리아 송유관 동파 우려, 비축유로 남겨두기에도 시설 부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회동 소식에 원유시장은 감산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지만 감산 합의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러시아에 원유 감산 결정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이러한 신중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유가 급락에 따른 재정수입 붕괴와 경기 침체에도 그간 감산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가 감산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정치적인 이유라기보다는 감산에 따른 실질적 손실 가능성 때문이라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과 러시아 알렉산더 노박 에너지장관은 16일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원유시장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사실상 세계 1,2위 산유국 장관의 만남이라는 점만으로도 주요 산유국의 감산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러시아가 국익 차원에서 감산 움직임에 동참하기로 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많은 장애물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우선 원유 생산을 줄일 경우 러시아 최대 원유생산 지역인 시베리아 유전과 파이프라인이 피해를 받을 수 있다. 이 지역의 겨울철 온도는 최대 영하 40도까지 내려갈 정도로 춥다. 특히 유정에서 나온 원유와 천연가스는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생산을 멈추면 송유관이 동파될 수 있다.

물론 여름철에는 동파 걱정은 사라지지만, 장기적인 감산일 경우 생산이 중단된 유전이 소금과 침전물 등으로 오염될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한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 컨설팅업체 IHS의 맥심 네차에프 디렉터는 한번 폐쇄된 유정을 완전 재가동하기는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원유 감산이 단순히 수도꼭지 잠그는 일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수출하지 않는 대신 계속 생산을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에 비축유 저장탱크 수가 적은데다 국영 송유관기업 트랜스네프트가 소유한 러시아 역내 저장탱크도 정유업체들과 항만에 보낼 원유로 이미 꽉 차 있다. 새로 저장 시설을 구축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구축 비용도 수십억 달러에 달하며 단기간 내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

원유를 유조선에 실어 해안에 정박해 놓는 방법도 거론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러시아가 보유한 유조선이 7척밖에 없기 때문. 해운시장 조사 업체인 영국 드류어리에 따르면 이들 유조선이 실을 수 있는 원유량은 64만3000t으로 지난해 러시아 원유 생산량의 0.1%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감산에 대한 내부 인사들의 발언은 엇갈리고 있다. 노박 에너지장관은 산유국이 참여한다면 감산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을 나타낸바 있지만 러시아 최대 국영 에너지 업체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석유주간(IPW)에 참석해 “우리는 시장점유율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말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등 주요 산유국 감산 전망에 회의적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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