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직면한 한은 통화정책 “돌지 않은 돈, 통화유통 속대 역대 최저”

입력 2016-02-1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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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소비ㆍ투자활성화 대책 통해 유효수요 확대 정책 써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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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린 한국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량을 확대 공급했지만 통화유통 속도는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 유효수요 자체를 직접 늘려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의 통화량 지표와 국민계정의 지표로 추산한 결과 통화유통 속도는 지난해 3분기 0.71로 전분기(0.72)보다 0.01포인트 하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화유통 속도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시중통화량(M2)으로 나눈 지표다. 한 나라의 경제에서 생산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구입하는데 통화가 평균적으로 몇 번 사용됐는지 보여준다.

1990년 1.51에 달했던 통화유통 속도는 점차 하락해 1998년 0.88까지 떨어졌고 2009년부터 2013년까지 0.76∼0.78 수준에서 움직였다.

2014년 2분기 0.74로 떨어졌고 같은 해 4분기엔 0.72로 내렸다가 작년 1분기 0.73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2분기에 0.72로 다시 하락했다.

통화유통 속도뿐만 아니라 통화 승수도 역대 최저다. 중앙은행이 공급한 본원통화가 시중 금융회사를 통해 몇 배의 통화를 창출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통화 승수는 작년 3분기 17.8까지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통화 승수는 1999년 30을 넘기도 했지만 이후 하락 추세를 유지했고 2014년엔 20 밑으로 떨어졌다.

시중 통화량이 매달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며 급팽창 추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도 통화유통 속도가 최저수준을 맴도는 것은 시중에 돈이 돌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작년 11월 시중 통화량(M2·광의통화)은 2242조8천억원(평잔·원계열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 월별 증가율은 작년 9월까지 6개월간 9%대를 유지하다가 소폭 하락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부진한 경기회복세를 뒷받침하고자 2014년 8월과 10월, 작년 3월과 6월 등 10개월 새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포인트 내리는 방법으로 시중 유동성을 확대했다.

한은은 기준금리 1.0%포인트 인하로 민간신용이 201조원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민간신용 증가규모는 2001년 2월부터 진행된 5번의 기준금리 인하시기 중 가장 크다.

하지만 돈이 돌지 않아 기준금리를 연 1.5% 수준까지 떨어뜨린 완화적 통화정책이 소득 증가와 소비 회복, 투자 증대 등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은은 작년 11월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금융기관의 머니마켓펀드(MMF), 수시입출식예금 등 단기성 수신의 통화량 대비 비중이 커지는 등 신용증가로 확대된 유동성이 금융권으로 환류되는 현상도 나타났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의 경기 부진 상황에 금리 인하 같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이 효과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돈이 풀려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가계나 기업이 소비나 투자를 늘리지 않기 때문에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버블(거품)만 쌓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한은이 돈을 풀어도 실물로 흘러들어가지 않고 있다"면서 "소비활성화나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 유효수요 자체를 직접 늘려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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