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우드스탁’ 버크셔 주총, 올해는 인터넷방송으로 보나

입력 2016-01-31 18:51 수정 2016-02-01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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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블룸버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블룸버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오는 4월 30일로 예정된 연례 주주총회를 인터넷방송으로 내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버크셔 본사가 있는 미국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까지 가지 않아도 버핏과 그의 동료인 찰리 멍거 두 사람의 투자 비법을 전해들 수 있고, 버핏 역시 언론을 통하지 않고 전세계의 투자자 및 네티즌에게 직접 자신의 뜻을 전달할 수 있다.

다만 WSJ는 인터넷방송이 최종 결정됐는지는 불분명해 계획이 변경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는 보통 회사에 관한 영화로 시작,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인 버핏과 부회장인 멍거가 6시간 동안 주주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만일 인터넷방송이 제공되면 질의 응답만 서비스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버크셔는 연례 주주총회에 대해 엄격한 규칙을 두고 있다. 참석자들은 질의 응답 모습을 녹음하거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없으며, 사진을 찍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주주가 아닌 팬들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나온 발언을 알고 싶으면 언론의 보도와 참석자가 인터넷에 올린 메모를 참고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언론의 보도가 전체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2,3개 테마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버크셔의 연차 주주총회는 ‘자본주의 우드스탁’이라 불리는데, 지난해에는 4만여명이 참석했다. 연례 주주총회 참석자는 1980년대에 겨우 수백 명 규모였으나 버핏이 버크셔의 경영권을 잡은 후 50년째가 된 지난해에는 중국에서만 약 200명이 참석했다.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는 오마하에 있어서 대학 야구 미국 선수권 대회 ‘칼리지 월드 시리즈’에 버금가는 관광 이벤트로서 연중 최대의 대목이 된다. 호텔 객실 가동률이 급상승하는 것은 물론 소비시장도 활기를 띤다.

하이라이트는 버핏과 멍거의 만담 형식으로 진행되는 질의 응답. 일반적 버핏이 먼저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멍거에게 의견을 구한다. 버핏이 넓은 시야로 대답하려고 하는 반면 멍거는 진지한 표정을 하고 특유의 농담을 날리는 게 청중에게 재미를 준다. 멍거는 한때 “사람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았으면, 우리가 이렇게 부자가 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버크셔의 주주총회가 인터넷방송 형식으로 바뀌면 아쉬운 점은 많다. 주주들 버핏의 이야기를 들으러 주주총회에 오는 것만은 아니다. 쇼핑 재미도 쏠쏠하다. 버크셔 산하의 80개 자회사 대부분이 주주를 위한 큰 할인 이벤트를 실시한다. 2014년에는 웰스라몬트 작업 장갑이 7276켤레, 하인즈 케첩이 1만개 팔렸다. 버크셔는 현재 크래프트 하인츠의 지분 4분의 1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버핏은 주주들이 돈을 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오마하까지 오는 여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2014년에는 호텔 업계의 바가지 요금을 이유로 참석자들에게 방 공유 서비스 업체인 에어비앤비를 사용해 숙박비를 절약할 수 있도록 권장했다.

WSJ는 버크셔가 인터넷방송으로 주주총회를 내보내더라도 그의 열성팬들은 1년에 한번 있는 ‘버핏 알현’을 그만두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많은 주주들에게 버크셔의 주주총회는 지금까지 만난 친구와 재회하고 ‘오마하의 현인’ 버핏을 실제로 볼 수 있는 행운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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