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30달러 시대, 사우디 국민이 살아가는 법…아빠는 알바 하고 아들은 허리띠 졸라메고

입력 2016-01-18 17:04 수정 2016-01-1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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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도 생활 전선으로

▲사진 출처 : 블룸버그
▲사진 출처 : 블룸버그

중동 산유국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한때 물보다 싼 기름값 때문에 기름으로 목욕을 할 정도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폭락해 배럴당 20달러 시대를 맞은 지금, 오일머니에 젖은 풍요는 사라진 지 오래다. 정부가 재정난 해소를 위해 휘발유와 전기요금을 인상키로 하면서 서민들의 생활은 한층 팍팍해졌다. 직장이 있는 사람도 부업을 찾아야 하고 밤에는 전기요금을 아끼기 위해 캄캄한 어둠을 감수해야 한다. 여성도 생활 전선으로 내몰렸다. 이것이 2016년 사우디의 현주소다.

블룸버그통신은 재정난을 겪고 있는 유럽에선 이같은 일상이 흔한 광경이지만 소비의 대명사로 꼽혔던 사우디에서 절약은 불안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우디 국민들은 오일머니 덕분에 1인당 소득이 1980년대 이후 4배 증가했던 시대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사우디 리야드대학에서 경영학 과외 부업을 하고 있다는 모하마드(30)는 “많은 것이 변화할 것이다. 다만 많은 젊은이들은 여전히 충격을 받은 상태다. 새로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국제유가가 급락한 가운데 극도로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에서는 모든 장소에서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왕족은 독점 기업인 석유회사 상장을 검토하고 있고 각 가정과 기업은 새로운 경제 상황에 적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은 사우디 리야드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이전과의 차이는 분명하다고 전했다. 몇년 전과는 달리, 입국장은 밝고 TV에서는 애니메이션이 방영된다. 승객들은 전통적인 흰색 가운을 입은 젊은 직원들로부터 미소로 환대받는다. 입국 심사에서는 나이 많은 여자와 어린이를 동반한 엄마들이 편안한 의자에 안내받는 반면 남성들은 줄을 서 있다.

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의 인구 약 2100만명 중 40% 이상을 차지하는 15~34세 젊은층은 변화의 최전선에 놓여있다. 젊은이들은 더 이상 무상 의료 지원 및 ℓ당 20센트인 휘발유가격, 정기 승진을 당연히 여기지 않는다. 일하는 여성은 증가 추세로, 지난해 12월에는 처음으로 여성도 지방의회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자동차 운전은 여전히 금지돼 있다.

투자은행에 근무하는 쿨루드 아르두케일(42, 여성)씨는 “취업 환경이 20년 전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며 “당시에는 사무실에 출근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타면 이 건물에서는 여성은 일하지 않다고 여기는 게 당연, 전화를 걸면 상대가 다른 부서에 걸었다고 착각해 전화를 끊기 일쑤였다”고 회고했다.

영국 컨설팅회사 코너스톤 글로벌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가넴 누세이베는 “소셜 미디어에 익숙한 젊은이들은 사우디의 정치와 현대화에 대해 많은 의견을 갖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우디를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우디의 젊은이는 지금까지의 세대가 만족한 상황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재원 축소에 따라 청소년에게서 뭔가를 박탈한다면 그들은 다른 방법으로 받아내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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