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골프, ‘응답하라 1988’ ③] 테일러메이드 왕조의 시발점…맥그리거ㆍ스팔딩ㆍ요넥스ㆍ윌슨, “아~ 옛날이여!”ㅡ

입력 2015-12-27 11:40 수정 2015-12-3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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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골프클럽 시장엔 퍼시먼 클럽이 주류를 이뤘다. 테일러메이드, 윌슨, 맥그리거, 스팔링, 미즈노, 혼마골프, 마루망 등이 인기 브랜드다. (오상민 기자 golf5@)
▲1988년 골프클럽 시장엔 퍼시먼 클럽이 주류를 이뤘다. 테일러메이드, 윌슨, 맥그리거, 스팔링, 미즈노, 혼마골프, 마루망 등이 인기 브랜드다. (오상민 기자 golf5@)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ㆍ연출 신원호)’이 인기다. 이 시대 중년들의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1988년을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월급날 아버지가 사오시던 누런 통닭과 봉투, 이불 깊숙이 아버지의 밥공기를 넣어 놓던 어머니 등 당시 젊은 시절을 보낸 중년들에게 폭풍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한국 골프, ‘응답하라 1988’. 그 마지막 순서로 1988년 그 시절 그 골프클럽을 조명해봤다.

1980년대 국내 골프클럽 유통은 그야말로 암흑기였다. 골프용품 수입을 위해서는 100%의 특별소비세와 20%에 육박하는 관세를 피할 수 없었다. 결국 국내 골프용품 유통업자들은 과도한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밀수를 택했다.

관세를 지불하고서라도 국내시장에 유통될 수 있다면 그나마 사정이 낳은 편이다. 미즈노, 혼마골프, 요넥스 등 일본 제품은 아예 유통 자체가 불법이었다. 이에 따라 일부 일본 브랜드는 싱가포르나 대만 등에 조그만 회사를 차려 원산지를 ‘메이드 인 싱가포르(Made in Singapore)’나 ‘메이드 인 타이완(Made in Taiwan)’으로 둔갑시켜 국내에 유통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은길 골프로드(서울 용산구) 대표는 “미국까지 가서 일본 제품을 사오는 경우도 있었다. 당시 골프는 정치 수단으로 활용된 만큼 골프 대중화는 꿈도 꿀 수 없었다”고 귀띔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시 국내에서 운영되는 골프숍은 서울 구도심(중구ㆍ종로구)에 몇몇 매장이 고작이었다. 강남은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개발되는 시점이었지만 골프숍은 단 하나도 없었다.

당시 인기를 끌던 브랜드는 테일러메이드와 윌슨, 스팔딩, 맥그리거, 코브라 등이다. 일본 브랜드는 미즈노, 혼마골프, 마루망, 야마하. 요넥스, PRGR 등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테일러메이드는 아디다스와의 합병을 통해 세계적인 회사로 거듭났다.

골프클럽 구매 방법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드라이버나 아이언, 웨지 등을 별도로 판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풀세트로 구매했다. 결국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 같은 브랜드의 클럽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우드 헤드는 대부분 퍼시먼이었다. 샤프트는 우드, 아이언 할 것 없이 스틸을 장착했는데 비거리는 물론 스윙도 쉽지 않았다. 당시 카본 소재 샤프트는 고가였을 뿐 아니라 성능 면에서도 검증이 되지 않았던 만큼 보편화되지는 못했다. 아이언은 머슬백과 하프 캐비티백이 주류를 이뤘지만 역시 스윙이 어렵고 비거리도 나가지 않았다. 지금의 클럽과 비교하면 클럽 제조 기술의 발달을 새삼 실감할 수 있다. 퍼터는 너나할 것이 없이 L자형 헤드를 사용했다. 간혹 말렛 타입의 헤드도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반달형이 아닌 백 페이스가 살짝 돌출된 하드 말렛 타입이었다.

연습장 소속 프로골퍼들은 아마추어 골퍼들의 클럽 선택에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당시는 TV는 물론 신문지면에서도 프로골프대회 및 선수ㆍ용품 관련 소식을 접할 수가 없었다. 항간에 떠도는 입소문이 골프 정보의 전부여서 프로골퍼들의 클럽에 대한 조언은 대부분 판매로 이어졌다.

아쉬운 점은 당시에도 국산 골프용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국산이라고 해봐도 캐디백과 보스턴백, 장갑정도가 고작이었다. 이은길 대표는 “지금은 한국선수들이 세계를 호령하는 시대다. 하지만 일본 골프 브랜드에 버금가는 국산 브랜드가 단 하나도 탄생하지 않았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당시 정부의 근시안적인 골프 정책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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