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멘트 분쟁] 30년 경영 현대시멘트와 법적 분쟁, 왜?

입력 2015-12-10 11:00 수정 2015-12-1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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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선 전 회장, 前 경영진 4명 고소·現 대표 직무정지 신청

▲현대가 적통인 정몽선 전 현대시멘트 회장이 회사 부실에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 현 경영진과 법적 싸움을 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시멘트 당진공장 전경. 현대시멘트 홈페이지 캡처
▲현대가 적통인 정몽선 전 현대시멘트 회장이 회사 부실에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 현 경영진과 법적 싸움을 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시멘트 당진공장 전경. 현대시멘트 홈페이지 캡처

“(회사 부실 지급보증에 대해) 검토 조사를 요구했는데 묵살당했다. 부득이하게 고소를 했는데, 고소했다는 이유로 나를 해임했다.”

정몽선(61) 전 현대시멘트 회장이 최근 회사를 상대로 법적 분쟁을 벌이며 주장하는 내용이다. 정 전 회장은 ‘왕회장’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친조카로, 1987년부터 현대시멘트를 물려받아 30여년간 회사를 경영해 온 인물이다. 현재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정 전 회장의 매제인 이주환씨가 맡고 있다.

정 전 회장은 서울중앙지법에 이 대표이사와 임승빈 전무 등 현대시멘트 경영진의 직무를 정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현재 이 사건은 두 차례 심문기일이 열렸고, 이르면 이달 중으로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현대가(家) 적통인 정 전 회장이 현대시멘트를 상대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현재 이 회사의 부실에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 전 회장은 현대시멘트가 자회사인 성우종합건설에 무리한 지원을 한 것은 당시 결재라인에 있던 인사들이 오너인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현대시멘트 측은 사업 추진 당시 정 전 회장의 결재를 정상적으로 거쳤고, 이를 입증할 서류도 가지고 있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정 전 회장은 김호일 부회장을 포함한 전 경영진 4명을 지난 7월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기도 했다. 5480억여원에 달하는 회사 돈을 김 부회장 등이 임의로 집행한 것은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이고, 성우종건에 지원된 자금 1858억원을 소각 처리한 것은 횡령에 해당한다는 게 정 전 회장의 주장이다. 정 전 회장은 또 자신이 2009년부터 뇌출혈 발병으로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당시 김 부회장 등이 결재를 강요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시멘트 측은 정 전 회장이 형사 고소한 이후인 지난 11월 정 전 회장을 해임하고 이주환 사장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현대시멘트는 형사고소 건에 대해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볼 예정”이라면서도 “오너인 정 전 회장의 의사결정 없이 수천억원의 회사 돈이 움직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일축하고 있다.

정 전 회장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이 뇌출혈로 의사 판단을 하지 못하던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며 실체 규명을 하겠다는 입장을 꺾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분쟁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대시멘트 내부에서는 정 전 회장의 문제 제기가 부당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회사 관계자는 “일련의 상황이 회장님이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계셨을 때 이뤄진 일이기 때문에 오히려 직원들이 회장님에 대한 불만을 토로해야 할 상황”이라며 “회사가 정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 전 회장이 자신만 피해자인 것처럼 행동하는 게 옳은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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