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프리미어 12, 국제대회 맞나?

입력 2015-11-2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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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팀 정수천 기자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이하 프리미어 12)에서 한국이 첫 우승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일본이 2020년 도쿄올림픽 야구 정식종목 채택을 위해 전략적으로 준비한 프리미어 12의 일정은 모두 끝났지만, 대회 수준과 조직위의 졸속 행정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았다. WBSC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항할 만한 세계적인 대회로 키우겠다던 프리미어 12는 대회 시작부터 논란이 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의 차출을 허락하지 않아 각국 대표팀은 반쪽짜리 선수단으로 대회를 치러야 했다.

특히 한국은 연달아 특별한 경험을 해야했다. 일본은 개막전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경기장을 삿포로돔으로 변경했다. 한국은 개막전 전날 예정된 축구 경기 때문에 삿포로돔에서 적응 훈련도 할 수 없었다. 결국, 한국은 일본에 5-0 승리를 내주며 완벽히 들러리가 됐다.

대만으로 이동해 조별리그를 치르는 동안에도 한국 대표팀은 일정이 갑작스럽게 변경되는 일을 겪었다. 지난 11일 예정됐던 한국과 도미니카의 조별리그 2차전은 앞선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경기가 우천으로 지연되는 바람에 경기 시간이 변경됐다. 그러나 조직위는 한국과 도미니카의 경기 시간을 다시 바꿔 한국 대표팀을 혼란스럽게 했다. 또 미국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에는 티엔무구장에서 발생한 화재 탓에 쿠바와의 8강전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경기장이 변경되는 불편도 감수했다.

조직위의 편파적 운영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본이 준결승에 진출하면 경기 일정이 19일로 변경된다는 조건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한국 대표팀은 일본전을 위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아침 비행기로 이동해 곧바로 훈련에 나서야 했다. 게다가 일본과의 준결승전, 미국과의 결승전에서는 한국을 제외하고 일본과 미국 심판이 각각 포함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번 프리미어 12가 첫 대회임을 감안하더라도 국제대회로서 수준에 맞지 않는 상황이 너무 많았다. 대회의 권위를 바로 세우고, 국제 스포츠계에서 야구의 위상을 높이려면 조직위는 대회 수준에 맞는 운영 개선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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