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경제포럼] 계획경제와 국정교과서, ‘생각의 국유화’와 창조경제

입력 2015-10-2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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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20세기는 인류가 다시 겪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사건들이 있었다.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 세계대공황, 파시즘, 한때 지구의 3분의 1을 뒤덮었던 공산주의 체제의 번성과 몰락까지. 그런 점에서 20세기는 진정 ‘사회과학의 보고(寶庫)’이다.

지금은 몰락해 버린 공산주의 체제가 한때는 자본주의 국가들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구가했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1960년대까지 소련의 경제성장률은 일반적인 자본주의 국가들보다 높았다. 그래서 1960년대까지 소련을 비롯한 공산주의 국가들은 ‘경제적 비효율성’으로 비판받지 않았다. ‘독재-전체주의’라는 이유로 비판받았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서면서 공산주의 체제는 급격하게 ‘경제적 비효율성’에 직면한다. 결국 1991년 소련은 붕괴하게 된다.

◇한때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였던, 계획경제의 성공과 몰락

국가-관료가 주도하던 ‘계획경제’가 한때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다가 어느 순간 붕괴에 직면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이는 경제학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다. 그리고 이 질문은 지금 한국경제의 침체 원인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실제로 ‘한국 자본주의’라는 책을 쓴 장하성 교수는 박정희식 발전국가의 특징을 ‘계획경제’라고 명명한다. 한국 자본주의는 공산주의만큼은 아니었지만 목욕탕 가격까지도 국가가 통제할 만큼 ‘계획경제에 준하는’ 수준이었다.

계획경제가 몰락한 이유를 한마디로 말하면, ‘국가-관료의 비효율성’ 때문이며,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국가가 억압했기 때문이다. 한때는 성공 요인이 왜 이후에는 몰락의 원인이 되었을까? 그것은 혁명의 열기가 식고, 산업발전 단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관료에게 권한이 집중된 계획경제는 농업 경제에서 경공업 경제로, 경공업 경제에서 중화학공업 경제로 이행할 때에는 자원의 집중적 재배치라는 측면에서 효율성이 있었다. 그러나 계획경제의 장점은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하자, 곧바로 ‘질곡’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렇기에 민주주의와 다양성, 자발적인 시민사회의 발전은 정치적으로도 중요하지만, ‘경제적 재도약’을 위해서도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교육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했던 KDI 김희삼 연구원은 창조경제 시대에 필요한 인재의 요건으로 창의, 인성, 긍정을 꼽는다. 이는 각각 인지능력, 대인관계능력, 자기관리능력을 의미한다. 창조경제 시대에는 개성에 기반한 협동, 융합, 불확실성에 대한 대처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국정교과서는 창조경제 시대에 역행하는 ‘생각의 국유화’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정교과서는 한마디로 ‘생각의 국유화’이다. 생각의 국유화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취지에 어긋남은 물론이고 시장과 시민사회의 자발성과 창의성에 근거한 ‘경제적 잠재력’을 고갈시킨다. 국정교과서, 즉 ‘생각의 국유화’는 ‘창조경제’에 역행한다.

21세기 창조경제에 필요한 교육은 오히려 그 반대이다. 교과서의 발행 방식은 국정제, 검인정제, 자유발행제가 있다. 흥미로운 것은 OECD 회원국 중에서 경제성장률이 높은 나라 대부분은 ‘자유발행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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