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병 보증금' 인상 결정에 ... 주류업체, 술값 인상 검토

입력 2015-10-21 11:19 수정 2015-10-2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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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병 제조업체, 병 회수 안 돼 생산라인 3분1 가동 중단

“빈병을 구하는데 공병상에서 엄청난 웃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부르는 가격이 주간 단위가 아닌 일간 단위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소주, 맥주 등 빈 술병 재사용률을 높이겠다고 내놓은 대책으로 인해 주류업계가 술값 인상을 검토 중이다. 실제 정부가 내년 1월 21일부터 소주병ㆍ맥주병 등 빈병의 반환 보증금과 취급수수료를 2배 이상 올리겠다고 발표하자 일부 고물상과 빈병 수거업체들이 빈병 사재기를 해 빈병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부산의 한 빈병 제조회사는 빈병 회수가 안 돼 생산 가동을 중단했다. 주류 제조회사는 전국의 빈병 제조업체 중 4곳에서 빈병을 공급받고 있는데 한 빈병 제조업체의 경우 생산라인 3분 1의 가동을 중단하고 철야작업도 없앴다.

앞서 환경부는 내년부터 빈병 보증금을 소주의 경우 40원에서 100원, 맥주병은 50원에서 130원으로 각각 2.5배, 2.6배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빈병 회수와 재사용을 늘리기 위한 조치다. 홍정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국장은 “현재 빈병 보증금으로는 소주병 한 박스를 가져가야 과자 하나를 살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잘못된 구조를 바로 잡아야 한다. 빈병 재사용률이 증가하면 결국 주류업계도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빈병 사재기다. 내년 법 시행 이후 반환하면 현재 판매된 빈병도 오른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심리로 인해 공병상들이 빈병을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9월 3일 입법예고 이후 9월 빈병 회수율이 81%로 급감했다. 이는 2012년 9월 88%, 2013년 9월 89%, 2014년 9월 96%보다 낮은 수치다.

이에 대해 주류업계는 연평균 회수율이 95~97%로 9월 회수율과 차이가 크다고 주장하는 반면, 환경부는 월별 회수율 변동폭 자체가 크기 때문에 좀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사재기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보증금 인상 시점을 전후해 신ㆍ구병을 라벨로 구분해 보증금을 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주류업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주류회사 관계자는 “10개사를 통틀어 하루 2000만 병이 들어오는데 어떻게 구분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반면 환경부는 취급수수료 인상에 따른 업계의 추가 부담을 연 125억원으로 보고, 이는 빈병을 재사용해 얻는 편익이 연 51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주류업계의 술값 인상 주장을 일축했다.

이에 대해 주류업계는 “환경부의 편익 계산은 병이 100% 깨끗하게 반환돼야 가능한 숫자”라며 “소매상에 플라스틱 박스도 공급이 안 돼 있는데 깨끗하게 반환될지 미지수”라고 항변했다.

주류산업협회 관계자는 “상황이 악화할 경우 식당 등 업소용의 출고를 감량하고 가정용은 출고를 못 할 수도 있다. 올해 4분기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보여 주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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