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45ㆍ미국)의 쇼트게임 마법이 인천 송도에서도 재현될까. 전 세계 골프팬들의 이목이 인천 송도로 쏠리고 있다.
미켈슨은 내달 6일부터 11일까지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리는 2015 프레지던츠컵에 미국팀 대표로 출전한다.
타이거 우즈(40)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골퍼 중 한 명인 미켈슨의 출전은 우즈의 불참으로 인한 흥행 우려를 조금이나마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
미켈슨은 올 시즌 19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없이 톱10에 3차례 들어 명성에 걸맞지 않은 한 시즌을 보냈다. 컷 탈락도 3차례나 있었다.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는 우승 기회도 있었지만 각각 공동 2위와 공동 4위로 마감, 미국팀 페덱스컵 랭킹 10위 안에 들지 못해 자력 출전이 불발됐지만 단장 제이 하스(63)의 추천을 받아 12명의 미국 대표팀에 합류했다.
미켈슨의 발탁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20년이 넘는 투어 경력과 메이저 대회 5승 포함 PGA 투어 통산 42승이 빛나는 베테랑이다. 큰 경기에도 강해서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는 3차례(2004ㆍ2006ㆍ2010)나 그린재킷을 입었다. 그래서 그를 ‘마스터스의 사나이’라 부른다.
총 10번의 사상 최다 프레지던츠컵 출전이라는 점도 제이 하스의 어려운 결정에 힘을 보탰다. 미켈슨의 프레지던츠컵 역대 전적은 20승 16무 11패로 단장 추천으로 프레지던츠컵 무대를 밟는 것은 1994년 첫 출전 이래 처음이다.
미켈슨은 또 4대 메이저 대회에서 3개 대회(US오픈ㆍ마스터스ㆍPGA 챔피언십) 우승을 거둔 16명의 골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만약 디 오픈 챔피언십(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한다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그의 전성기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이었다. 우즈와 함께 미국의 원투 펀치로서 명성을 날린 그는 190㎝가 넘는 훤칠한 신장에 깔끔한 매너, 그리고 가족적인 이미지를 갖춰 우즈와는 사뭇 다른 인상을 풍긴다.
아마추어 전적도 눈길을 끈다. 1970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난 미켈슨은 생후 18개월 때 골프를 시작했다. 그는 샌디에이고 주니어 골프협회에서 개최한 대회에서 34승을 기록했다. 애리조나주립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으며, 재학 시절에는 올 아메리카에 선발됐다. 그는 같은 해에 NCAA 챔피언십과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5명의 골퍼 중 한 명이다. 아마추어 시절이던 1991년에는 PGA 투어 노던 트러스트 오픈에서 우승해 아마추어 자격으로 PGA 투어에서 우승한 마지막 선수가 됐다.
흥미로운 건 그의 왼손 골프다. 그는 모든 운동이나 생활은 오른손을 사용하는 오른손잡이다. 하지만 몇 안 되는 왼손잡이 골퍼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마주서서 골프를 배우는 바람에 왼손잡이 골퍼가 된 것이다.
문제는 최근 성적 부진이다. 거의 매년 1승 이상을 챙겨온 미켈슨은 2014년부터 우승이 없을 만큼 장기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시즌 초반 열린 웨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과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연속 컷 탈락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최근 열린 3차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30위 이내 든 경기가 없다.
이에 대해 미켈슨은 최근 미국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기술적인 문제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몇 달 사이 스윙이 안정됐다. 이젠 마음먹은 대로 샷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