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거북이'가 이긴다

입력 2007-03-1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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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락장에서 안정적 수익 최종 '승자'

-초보는 일단 분산투자...글로벌펀드·펀드랩·펀드오브펀드(FOF) 적합

지난해 이후 너나없이 돈을 싸들고 투자하던 해외펀드 열풍이 중국발 증시 급락에 한 풀 꺾였다.

중국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율과 핑크빛 전망만을 믿고, 지난해 10월이후 투자한 적지 않은 투자자들은 최근 급락에 대규모 손실을 입은 상태. 공모시작과 동시에 동이 나던, 없어서 못 팔던 베트남 증시 투자에 대한 경고등은 켜진 지 오래다. 주목 받던 신흥시장 대신 일본, 유럽 등 선진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에만 투자하자니 2% 부족하고, 해외증시를 겨냥하자니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한다. 위험 분산효과와 고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해외펀드 선택 시 무엇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까.

◆돈이 몰린 해외펀드…특정지역에 ‘집중’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인도증시가 연평균 50%가량 급등하며, 인도증시에 투자한 펀드들이 ‘대박’을 냈다. 2006년에는 중국이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고수익을 안겨다줬다.

사정이 이쯤되자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박’을 노린 해외펀드 투자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2004년말 5조원, 2005년말 6.3조원에 그치던 해외펀드 투자는 지난해 9월부터 매달 1조에서 5조원이상의 뭉칫돈이 유입됐고, 지난 9일 현재 해외펀드 투자규모는 26조5644억원에 달한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이후 3월 현재까지 판매고가 가장 많이 증가한 해외펀드는 맥쿼리 IMM자산운용의 글로벌리츠재간접펀드로 1조1340억원 급증했다. 뒤를 이어 신한BNP파리바투신의 봉주르차이나가 각각 6800억원, 5600억원 늘었다.

지난 6개월간 이들 설정액 증가 상위 20개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무려 7조원에 육박했고, 중국 및 중국이 편입된 펀드로만 2조원이상 투자됐다. 상위 20개 펀드 가운데 13개가 중국, 브릭스 등 아시아와 신흥시장 관련 펀드였다. 이는 결국 지난달 말 중국발 쇼크가 나타나며, 특정지역에 집중한 해외펀드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손실을 안겨다 준 주범이 되기도 했다.

◆ '거북이'가 이긴다...분산투자는 '기본'

2005년 인도, 2006년 중국 등 해외펀드 투자는 곧 ‘대박’과 같은 의미로 비쳐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원하는 이 같은 ‘화끈한 펀드’보다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꾸준한 펀드’가 결국 더 높은 수익을 안겨다 준다고 분석했다.

세계적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창업자인 존 보글은 “수익률만 보고 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자동차의) 백미러만 보고 운전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힌 바 있다. ‘수익률의 함정’을 언급한 것이다.

해외펀드를 포함한 펀드에 투자할 경우 수익률 랭킹보다 마이너스 손실을 기록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복리’ 효과 때문이다. 단순합계 수익률은 동일하더라도 실제 마이너스 손실을 적게 기록한 펀드의 누적수익률이 높다.

이 같은 논리를 적용할 경우 일부 특정지역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분산투자에 비해 급등락 가능성이 높다. 이는 수익률 안정성이 낮아져 장기 누적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해외펀드 투자시 ‘대박’을 노린 ‘몰빵’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투자자가 잘 아는 시장이 아닌 이상, 해외펀드 선택시 글로벌펀드, 펀드오브펀드, 펀드랩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 투자처 분산이 제 1조건인 셈이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시장은 안정된 선진증시에 비해 대박 가능성이 크지만 그만큼 정치, 경제적 위험도 높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확인’하고 투자하라

“거액 투자를 삼가라. 넓은 지역에 분산하라. 환율 위험을 고려하라. 3년이상 장기 투자하라. 국가보다 기업을 보라.”

제로인이 제시한 ‘해외펀드 투자 5계명’이다. 일단 해외펀드가 국내 주식투자 등의 분산투자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1000만원을 주식 투자할 경우 해외펀드 투자규모는 30% 이내인 300만원 가량이 적당하다는 것이다.

또 단기수익률보다는 최소 3년이상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이클을 한 차례이상 겪을 만큼의 시간적 여유를 둬야 하며, 환율 위험을 고려한 환 헷지는 초보 해외펀드 가입시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해당 국가나 기업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묻지마 투자’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잘 모르면 브릭스펀드, 글로벌펀드 등 투자처를 섞는 게 효율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분산 투자시에도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적절히 배분해 꾸준히 안정적 수익을 거두는 것이 포인트다.

박현철 한국펀드평가 애널리스트는 “무엇보다 해외펀드의 약점인 투자지역에 대한 정보 부재를 극복하려면 분산투자가 기본”이라며 “초보의 경우 일단 글로벌펀드나 펀드오브펀드, 증권사의 펀드랩 등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양한 펀드에 재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나 증권사에서 개별적으로 몇 개의 펀드를 선택, 투자하는 펀드랩의 경우 위험부담이 낮아질 수 있으나 이중수수료 부과 등으로 수수료 부담이 다소 높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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