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희의 노크] 난민 사태, 공감·공존이 필요할 때

입력 2015-09-1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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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고자 유럽으로 발걸음을 옮긴 난민의 수가 15만6000명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7월 10만7500명의 기록을 단숨에 깼다고 하네요. 갈수록 난민의 수가 늘어나자 이들을 나눠서 수용하자던 유럽 국가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는 다음 주에 내무·법무장관 회의를 열어 난민대책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난민 12만 명에 대한 추가 분산수용안도 함께 얘기 하기로 했습니다. 난민을 향한 경멸과 조롱의 눈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탁상에서 머리를 맞댄다고 과연 해결책이 나올까요.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근본적으로 형성돼야 하는 것은 공감대입니다. 시리아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난민들이 목숨을 담보로 피난 길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이해하고, 기꺼이 내 생활의 일부를 그들에게 내어줄 수 있다는 인식을 말합니다. 이 같은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전에 물리적으로만 난민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 엇박자만 계속 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나체로 묘사하는 만평으로 테러를 당한 샤를리 에브도는 얼마 전 피난길에 올랐다가 목숨을 잃은 시리아 아기 아일란 쿠르디를 조롱하는 만평을 실어 공분을 사기도 했죠.

공감대가 형성되려면 난민을 향한 의심의 시선이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뉴질랜드가 도입하고 있는 난민정책전략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살펴보니, 뉴질랜드는 난민전략목표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환경 △뉴질랜드 사회 구성원으로서 활동 △건강과 복지 △교육(특히 영어) △주택 마련으로 삼았습니다. 삶의 터전을 내어주지만, 그들도 뉴질랜드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야 한다는 취지가 녹아있습니다.

그러면서 뉴질랜드 정부는 “정부기관과 비정부기관 모두 난민이 어떤 경로를 통해 뉴질랜드에 도착해 왔는지를 따지기보다 그들이 뉴질랜드 사회에 정착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난민을 향한 포용의 중요성을 언급한 입니다.

뉴질랜드의 사례처럼 난민을 이방인이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또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최근 허핑턴포스트는 “시리아 난민의 아들이 우리에게 아이폰을 남겼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난민 출신 유명인사를 소개했습니다. 아이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부터 영국 록 그룹 ‘퀸’의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 철학자 니체, 화가 루시안 프로이트, 독일의 전설적인 여배우 마를레네 디트리히까지 모두 목숨을 걸고 길거리 위에서 방황하던 난민 출신이었습니다.

난민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정부군과 반정부군의 내전이 종식되는 겁니다. 그러나 4년째 이어온 갈등의 골을 한순간에 봉합하기는 쉽지 않겠죠.

희망을 찾아 길거리로 나선 난민에게 필요한 건 동정의 선이 아니라 그들을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시선과 공존할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공감대일 것입니다. 시리아 난민의 자식으로 구원의 손길을 받았던 스티브 잡스가 인류에 큰 선물을 남겼듯이 많은 난민이 자신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은 국가에서 사회적 역할을 하고, 나아가 보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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