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低시대] 반갑지 않은 ‘저유가•저금리•저원화’… 짙어지는 ‘디플레’ 징후

입력 2015-09-15 08:40 수정 2015-09-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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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저(低) 호황’ 때보다 더 극심한 저유가ㆍ저금리ㆍ저원화 상황이 이어지는 ‘초(超)3저’ 시대를 맞이했다. 3저 호황이란 1986~1988년 유가ㆍ금리ㆍ원화가치가 낮게 유지되면서 우리 경제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때를 말한다. 문제는 3저 때 평균 성장률이 11.9%에 달할 정도로 호황을 이끌었다면 ‘초3저’ 시대에는 성장률이 2%대로 내려앉을 정도로 저성장, 더 나아가 불황까지 우려된다는 점이다.

1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100달러 안팎이었으나 현재는 40달러대로 반토막 났다. 그렇지만 국제유가 ‘바닥론’보다는 15~20달러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거세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세계 석유수요 둔화, 미국의 셰일 혁명,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카르텔 붕괴, 이란 핵협상 타결, 원유재고 축적 등이 국제유가 추가 하락의 배경이다.

실제 WTI 가격이 15~20달러대가 된다면 3저 호황의 정점인 1986~1988년의 WTI 평균 가격인 16.72달러와 비슷하게 된다. 특히 그간의 물가상승률까지 반영한다면 실제 유가는 3저 때보다 더 낮다.

그러나 3저 호황 때와 달리 저유가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 1달러 상당의 상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로 하는 원유가 지금은 3저 호황 때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해 생산비 절감 등 직접적 경제 진작효과가 당시만큼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3저 때는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던 시기였지만 지금은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됨에 따라 초저유가는 경제에 오히려 부담이라는 분석이다.

9월 현 기준금리는 연 1.50%로 역대 최저다. 1998년 한국은행법 개정으로 통화정책 체계가 기존 통화량목표제에서 기준금리를 통한 물가안정목표제로 바뀜에 따라, 지금의 금리를 과거와 수치상으로 비교하기 힘들다. 하지만 글로벌 저금리 기조에 따라 현 금리 수준은 당시와 비교해 더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환율은 한국이 1997년에서야 변동환율제를 도입함에 따라 과거 3저 때와 일률적으로 대응시키기 어렵다. 그러나 작년 8월 1010원대까지 떨어진 환율은 지난 7일 5년2개월 만에 달러당 1200원대로 진입했다. 또 미국의 연내 통화정책 정상화를 앞두고 향후 환율이 1200원선을 지지대로 삼아 내년 최고 1300원까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저금리로 돈을 빌리기 쉽고 원화 절하도 빠르게 진행되는 추세지만 ‘초3저 시대’ 전망은 어둡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3저 시대엔 세계경제가 활황인 가운데 금리가 낮아져 경제가 더 활성화됐지만 지금의 저금리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와,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3저 시대엔 플라자합의 후 엔고가 이뤄졌지만 현재는 일본의 아베노믹스로 엔저 상황이어서 원·달러 환율 상승의 수출 증대 효과가 3저 시대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경제는 기본적으로 소규모 개방경제로 대외여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대외수요가 굳건할 때 3저 현상이 나타나면 가격경쟁력 개선으로 수출 증대, 실물경기 진작 등의 효과가 나타난다”며 “이와 달리 현재는 세계경기 침체로 수출이 둔화돼 호황을 누리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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