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인간형 로봇 ‘페퍼’ 개발자 퇴사...손정의 회장과의 불화 탓?

입력 2015-09-0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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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0일 '소프트뱅크 월드 2015' 기조연설에서 로봇 페퍼와 대화 중인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블룸버그
▲지난 7월 30일 '소프트뱅크 월드 2015' 기조연설에서 로봇 페퍼와 대화 중인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블룸버그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페퍼의 아버지를 잘랐다?”

소프트뱅크의 인간형 로봇 ‘페퍼’의 개발자로 알려진 하야시 가나메의 갑작스러운 퇴사를 둘러싸고 일본의 온라인이 떠들썩하다. 소프트뱅크의 첫 로봇 개발에 지대한 공을 세운 하야시가 지난달 20일 갑자기 회사를 떠난다고 발표하면서 온갖 추측이 난무하다. 특히 그가 퇴사를 발표하기 얼마 전 방영된 TV 프로그램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페퍼 개발진을 질타하는 장면이 나온 후 온라인에서는 손 회장이 그를 해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급부상했다.

이에 대해 하야시는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페퍼 개발이 끝났기 때문”이라며 “손 회장과 대립한 것도 아니고, 소프트뱅크를 비판할 생각도 없다”고 설명했다.

하야시는 소프트뱅크의 페퍼 개발 팀에 책임자로 합류하기 전 도요타자동차에서 기술자로 근무했다. 손 회장이 자신의 후계자 육성을 위해 설립한 ‘소프트뱅크 아카데미아’에 입학하면서 2012년 소프트뱅크와 인연을 맺었다. 그를 포함해 페퍼 개발 팀의 노력은 지난 6월 출시된 페퍼로 결실을 맺었다. 페퍼는 출시 후 매월 1000대가 3개월 연속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런 가운데 하야시가 갑자기 퇴사를 결심하자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하야시는 “회사가 정한 방향과 자신이 개발하고자 하는 방향성이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그것이 손 회장과의 의견 충돌을 의미하진 않지만 그가 손 회장으로부터 위화감을 느끼기엔 충분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보통 소프트뱅크에서 제품 개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은 손 회장이기 때문. 그러나 손 회장은 기술자가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개발 일정 등을 잡는 건 현장의 엔지니어들일 수 밖에 없다.

결국, 사업에 남다른 감각을 가진 카리스마 있는 경영자와 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엔지니어, 두 사람 사이에 기술 혁신의 속도에 대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졌고, 결국 하야시가 퇴사를 선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야시는 로봇의 자율 능력(상황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능력) 에 대해 “기대와 현실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문 기술자라면 일반적인 인식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최신 인공지능(AI)이라도 아직 제한돼 있다. 나 자신이 소프트뱅크 재직 중인 속에서 뭘 할 수 있는지를 깊이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페퍼는 원래 소프트뱅크가 2012년 인수한 프랑스 알데바란 로보틱스가 개발한 제품이 원형이다. AI 기술의 진보는 급속도이지만 아직 인간과 비슷해지려면 멀었다.

하야시 뿐만이 아니다. AI 기술 개발에서 앞서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하야시와 같은 고민을 하는 기술자들이 늘고 있다. AI 시대의 도래를 둘러싸고 기대감이 지나치기 때문이다. 특히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이 잇따라 AI 관련 벤처 기업을 인수하면서 AI에 대한 기대감은 버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AI 연구의 권위자로 중국 검색엔진인 바이두의 인공지능연구소 앤드류 링 소장은 “현재 AI는 인간을 위협하려먼 멀었다. AI를 단순화해 지나치게 위험을 부추기는 것은 연구자에게 방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애플의 음성 인식 · 자동 응답 서비스인 ‘시리’ 개발에 참여한 SRI벤처스의 노먼 위나스키 부사장은 “AI는 비유하자면, 갓 태어난 아기 정도의 인식 능력도 없다”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를 퇴사한 하야시는 현재, 다음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로봇공학에서 권위있는 대학을 순회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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