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株 주목하라] 백수오 파동에도… 개인·기관 2조3000억 순매수 합작

입력 2015-09-0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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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株’ 누가 많이 담았나

미래의 장밋빛 전망을 근거로 자라는 바이오주를 매수한 투자자들에게 지난 8월은 고난의 시간이었다. 코스닥지수가 600선으로 폭락하고 일부 종목의 실적 부진 충격이 반영되면서 대표적인 성장주인 제약ㆍ바이오주 업종 지수가 7000포인트 아래로 고꾸라진 것이다. 기업의 성장성을 믿는 일부 기관투자자들의 지지는 아직 굳건하지만 섣부른 추종매수는 ‘비의도적’ 장기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의보가 나오고 있다.

◇제약은 ‘모멘텀’이 아니라 ‘장기투자’에 제격 = 개인과 기관, 외국인 투자 3대 주체 중 바이오주를 가장 많이 담은 것은 개인이었다. 그러나 기관의 매수세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내츄럴엔도텍 사태가 있기 전인 5월까지는 기관의 바이오주(株) 사랑이 돋보였다.

기관 중에서도 투신, 보험, 연기금은 꾸준한 매수세를 자랑했다. 올해 1월 2일부터 지난 4일까지 기관은 코스닥 제약업종에서 8623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이 1조4338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7661억원어치를 팔았다.

기관 중에서는 투신이 9787억원, 보험이 3312억원, 연기금이 7369억원을 순매수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4718억원, 은행과 기타 금융업권에서 각각 2727억원, 4424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지난 5월 말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사태와 관련해 헬스케어 업종이 폭락했을 때도 이들 기관의 굳건한 지지가 이어졌다. 5월 29일 백수오 파동이 불거진 날부터 8월 24일 생산재개를 발표한 시점까지 보험 610억원, 투신 1092억원, 연기금 540억원 등으로 누적 순매수가 이뤄졌다.

상반기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종목에서도 바이오주의 인기가 드러난다. 기관은 메디포스트(965억원), 메디톡스(731억원), 아미코젠(714억원), 쎌바이오텍(500억원), 녹십자셀(392억원), 휴온스(351억원) 순으로 매수했다.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 역시 셀트리온(2902억원), 바이로메드(1503억원), 코오롱생명과학(952억원) 등 대부분이 제약·바이오주다.

A 증권사 제약업종 애널리스트는 “기관이 제약이나 헬스케어·바이오 업종에 투자할 때는 대체로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하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며 “따라서 장기투자 성향을 보이는 투신과 보험, 연기금 업종이 매수를 이어가고 그에 비하면 단기매매 성격이 강한 금융투자 업권은 리스크가 발생하자 자금을 뺀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株는 경기 방어주 성격 옅어…외국인 매수세 ‘조심’ = 기관들이 증시 등락과 상관없이 제약·바이오주를 찾는 이유는 경기방어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바이오업종이 완벽히 경기방어적 성격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모자란 구석이 많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외 헬스케어ㆍ바이오 펀드를 운용하는 한 펀드매니저는 “해외 헬스케어ㆍ바이오주는 오로지 성장성에 포커스를 맞출 수 있는 규모가 된다”며 “개별 기업의 시가총액이나 매출액 규모가 막대하기 때문에 증시의 잔바람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성장성을 보고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이 펀드매니저는 “반면 국내 헬스케어ㆍ바이오주의 경우 대부분 코스닥 업체로 아직 성장 중인 경우가 많고 분기 성과에 따라 자금 유출입이 크게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며 “헬스케어 펀드 시장에서 국내 종목만을 다루는 펀드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들 만큼 적은 것도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에 개인들의 경우 일부 투자자문사나 기관의 ‘전략적 묻어두기’ 방법을 무조건 따라 하는 것은 국내 증시에서 다소 위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8월부터 전일까지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2134억원을 팔아치웠다. 이 기간 기관도 1729억원을 팔았으나 개인이 홀로 427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같은 기간 제약업종에서 벌어진 격차도 만만치 않았다. 개인이 홀로 2171억원을 순매수하는 동안 외국인은 1788억원을 팔고 떠났다. 기관도 총 561억원을 매도했다. 보험과 투신, 연기금이 여전히 매수했지만 금융투자업권의 매도 물량에 뒤졌다.

B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바이오ㆍ헬스케어 업종에 전폭적으로 투자하며 가장 높은 실적을 자랑했던 투자자문사가 지난 8월의 급락장 이후 실적이 급격히 하락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며 “최근 불안정한 대외 여건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성이라는 측면은 실적과는 별개로 얼마든지 주가가 다시 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이번 코스닥 제약업종의 하락 국면이 한미약품을 기초로 한 어닝쇼크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빠른 회복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저평가 국면이라는 점에서 성급한 매수는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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