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경제포럼] 민족자산(National Asset)으로서 농업이 나아갈 길

입력 2015-09-0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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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림 국회의원·새누리당

‘농업’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agriculture’는 라틴어 ‘agri(흙)’와 ‘cultura’(쿨투라/경작·문화)가 합쳐진 말이다. 고대에는 어떤 작물과 짐승을 키우는가에 따라서 삶의 모습이 달라졌고 그 자체가 문화였다. 지금도 세계 각국의 농업과 식품에는 그 나라의 문화가 그대로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농업은 1962년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급격히 밀려났다.

당시 인구 2명 중 1명(1424만 명)은 농촌에 거주하고, 경제활동인구 3명 중 2명(58%)이 농업에 종사했다. 정부 예산의 4분의 1(25.1%)은 농업에 지출됐고, GNP의 3분의 1(36.3%)은 농업 분야에서 생산됐다.

그러나 50년이 지난 2014년, 농촌에서 거주하는 인구는 5분의 1(275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경제활동인구의 5.5%만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농가의 고령화율은 40%로 전국(13%) 평균보다 3배나 높아졌다. 2015년 농업 예산의 비중은 1962년의 5분의 1 수준인 5.1%로 감소했고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해서 줄어들어 농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가까스로 2%대를 유지하고 있다.

농가의 수입도 사실상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농민 10명 중 6명(64%)이 1년 동안 농축산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1000만원 이하이고, 2004년 농가의 월 평균소득은 242만 원, 10년이 지난 작년에는 49만 원 증가한 291만 원이었다. 같은 기간 도시근로자 소득이 311만 원에서 473만 원으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도시근로자 소득이 뛰어가는 동안 농가 소득은 걸어가는 수준에 그친 것이다.

소울음, 옥수수와 벼가 누렇게 익어 가는 가을 들녘 등 어머니 품과 같은 정겨운 추억이 깃든 우리 기억 속의 농촌을 보존하고 농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농업을 단순한 산업(Business, Industry)을 넘어 그 시대의 문화(Culture)를 담아 내는 민족 자산(National Asset)으로 인식하고, 농업에 대한 지원을 더 이상 줄이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총지출 증가율에 농업 예산 증가율을 연동시킬 필요가 있다.

농업 정책의 목표도 농가 평균 소득(월 291만 원)을 전국 가구 중위소득(월 392만 원)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최근 10년간 1인당 쌀 소비량은 25% 감소했고, 논 면적도 15% 줄어들었지만, 옥수수, 콩, 팥, 녹두 등 밭작물의 소비는 5~10% 이상 증가하고 있고, 밭 면적도 4% 증가했다. 반면 밭작물 자급률의 경우 고추는 2000년 90%에서 2012년 42%로, 마늘은 같은 기간 90%→74%로, 잡곡류는 42%→26%로 각각 줄어들었고, 밭의 기반정비율(14%)도 논(65%)의 5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밭농사의 기계화율(56%)도 논(94%)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 만큼 정부 지원은 논·쌀에 대한 투자를 유지하면서 밭·밭작물에 대한 투자를 늘려 나가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공업 발전을 통해 중진국까지는 도약할 수 있으나 농업 발전 없이 선진국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세계적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Simon Kuznets) 교수의 외침에 다시 주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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