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테스코, “홈플러스 껍데기만 남긴 채 판다” 논란에 1조3000억 특별배당 철회

입력 2015-08-2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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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통그룹 테스코(Tesco)가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의 매각 작업을 벌이면서 휩싸인 1조원 이상 배당설(說)의 '먹튀 논란'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테스코는 1조3500억원의 특별배당을 받으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테스코는 이날 특별배당 계획을 중단한다고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KKR 컨소시엄, 칼라일 등 인수후보들에 통보했다. 껍데기만 남긴 채 철수하려 한다는 논란을 의식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또 돈을 빌리면서까지 무리하게 배당을 추진할 경우 홈플러스의 경영ㆍ재무 구조는 더욱 취약해지고 홈플러스 직원들의 반발도 거세 결국 두 손을 든 것으로 분석된다.

테스코는 홈플러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이후 홈플러스로부터 1조3500억원을 특별배당 형태로 받을 계획이었다. 홈플러스가 은행으로부터 대출을받아 테스코에 지급하고, 오는 10~11월 매각작업이 끝나면 인수자가 이를 대신 갚는 구조였다. 대신 인수후보들은 배당액만큼 인수대금을 낮출 수 있었다.

테스코가 배당을 계획했던 이유는 매각대금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보다 세금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원화 대비 영국 파운드화 환율이 크게 변하는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일러야 10월에나 받을 수 있는 인수대금 가운데 일부를 2~3개월 먼저가져감으로써 환율변동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리하다는 분석이 빗발쳤다. 홈플러스 배당은 법률상으로는 문제가 없다. 상법 제462조에 따르면 이익배당 한도는 순자산(자산-부채)에 자본액·자본준비금·이익준비금 등을 뺀 금액인데, 2014년 기준 홈플러스의 이익잉여금(자본금을 초과한 순자산)이 1조5680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1조3000억원대의 배당이 가능하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올 2월 말 기준 보유 현금이 264억원에 불과해 1조원이 넘는 배당을 하려면 은행 등에서 돈을 빌려야 한다. 홈플러스는 이미 이익잉여금을 물류센터 건립, 신규 점포 개장 등에 대부분 투자한 상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회사 재무구조까지 악화시키는 무리한 배당이라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차입 규모가 커지면 매각 후 구조조정이나 고용 불안 문제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노조 측의 압박도 작용했다. 홈플러스 노조 측은 "임금 인상을 거부하고 있는데, 1조가 넘는 차입금 부담까지 더해지면 고용 조건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결국 홈플러스는 거세진 비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배당 대신 매각금액을 높이는 쪽을 선택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한국 홈플러스에서는 매각과 관련해 아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테스코는 1990년대 말 국내 유통 시장에 진출한 이후 약 1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물론 투자 원금은 대부분 회수한 상태다. 홈플러스에서 지금까지 회수해간 금액은 상표사용료와 배당금 2000억원, 회사채 이자 수익 9000억원 등 1조1000억원에 이른다. 테스코 측은 9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홈플러스 매각을 연내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MBK파트너스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KKR 컨소시엄이 7조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해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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