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링깃화, 17년 만에 최저치 연일 경신…1998년 외환위기 악몽 재연되나

입력 2015-08-1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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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금융시장 혼란에 자본통제 우려 고조…9월 연준 금리인상하면 링깃화 더 떨어질 수도

▲달러ㆍ링깃 환율 추이. 블룸버그

말레이시아 링깃화 가치가 17년 만에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면서 1998년 외환위기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링깃화 가치 폭락은 헤지펀드 대부 조지 소로스와 외환위기 당시 말레이시아 총리였던 마하티르 모하마드의 대립을 연상하게 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계속되는 금융시장 혼란에 말레이시아가 외환위기 때처럼 자본통제라는 강수를 동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달러화 대비 링깃화 가치는 이날 오전 4.1340링깃으로 17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말레이시아중앙은행(BNM)은 지난 14일 최근 자국 통화 가치의 가파른 하락과 이에 외환시장에 개입하는지 여부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링깃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지난주에만 3.8% 빠져 최근 1년간 하락폭이 24%로 확대됐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주 기록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하면서 말레이시아 링깃화에도 매도 주문이 쏟아졌다. 앞으로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9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링깃화 가치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마하티르 전 총리가 지난 1998년 9월 자본통제를 실시하기 전 1년간 링깃화 가치가 30% 떨어진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

제티 악타르 아지즈 BNM 총재는 지난 13일 “우리는 외환보유고를 다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지만 달러페그제로의 복귀나 자본통제 등 극약 처방 가능성은 배제했다. 두 조치 모두 외환위기 당시 마하티르가 소로스를 ‘저능아(moron)’라고 맹비난하면서 취했던 조치들이다.

자본통제와 같은 극단적 조치가 거론되는 것은 그만큼 말레이시아의 경제상황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외환보유고는 현재 2010년 이후 처음으로 1000억 달러 밑으로 줄어든 상태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증시 KLCI지수는 이날 1.5% 하락해 2012년 이후 최저치를 향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18개월래 최고치를 찍었다.

추아 학 빈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말레이시아 상황은 1997~1998년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았을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며 “말레이시아가 이번에 자본통제를 할 것 같지는 않지만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말 기준 말레이시아 외환보유고는 967억 달러(약 114조3300억원)로, 올 들어 17% 줄어들었다. 이는 링깃화 가치 하락을 막고자 중앙은행이 끊임없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나집 라작 현 총리가 비자금 조성 의혹에 휘말리는 등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는 것도 말레이시아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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