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이제는 역사 광복이다

입력 2015-08-1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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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광복 70년간 우리는 세계가 놀란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다. 그러나 아직 역사 광복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의 민족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만든 ‘중국의 한사군(漢四郡)이 한반도 북부를 차지했고 일본의 임나일본부가 한반도 남쪽을 경영했다’는 일제 식민사관이 아직도 역사학계에 남아 있다. 추격에서 창조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역사는 미래 창조의 거울이다. 왜 역사 광복이 필요한지 살펴보자.

티베트, 베트남, 위구르 역사의 인터넷 검색 결과는 이들 국가 대부분의 역사가 중국의 지배하에 있었고 인류 역사에 남긴 거대한 족적은 찾아볼 수 없다고 나온다. 실제 티베트는 2만년 인류 역사의 시원이고, 위구르는 동서양을 연결한 만년 역사의 대제국이었고, 베트남은 중국 남부를 아우른 거대 국가라는 그들의 주장은 없다. 그런데 한국 역사 검색도 동일하다. 글렌코(Glencoe) 세계사 등 전 세계 주요 역사 교과서에 한국의 역사는 B.C. 108년 한사군의 한반도 설치로부터 시작한다고 나온다. 심지어 우리 지방 박물관 다수도 동일하다.

실제로는 한사군의 한반도 설치 기록은 전 세계 1차 역사서 어디에도 없다. 낙랑군에 속한 25개 현은 전부 요동, 요서 쪽에 있다. 한 무제와 동시대 인물인 사마천의 사기(史紀)에 ‘낙랑군에는 수성현이 있고 갈석산이 있고, 만리장성의 기점이다’라고 명백히 기록돼 있다. 중국 지도에서도 바로 찾을 수 있다. 하북성 현지 기록은 이덕일, 심백강 등 다수 학자들이 입증했다. 그런데 이병도를 계승한 현 역사학계에서 주장하는 황해도 수안현은 이 세 가지 조건 중 한 가지도 일치하는 게 없다. 당대 기록 어디에도 근거가 없는 평양 낙랑설을 주장하기 위해 일제는 대규모 가짜 낙랑 유물을 만든 것이다.

중국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동북공정(東北工程)’을 통해 고구려 역사를 중국 역사의 일부로 편입한 후 북한에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어떠한가. 중국과 일본에 대응해야 할 동북아역사재단은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다는 지도를 미국 의회에 보냈다. 이에 근거해 중국은 만리장성을 황해도까지 연장한 지도를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북한 붕괴 이후 시나리오를 보자. 미국을 의식한 중국은 우리의 식민사학을 근거로 북한의 영유권을 주장할 수도 있지 않은가. 역사는 과거가 형태를 바꿔 미래에 나타나는 것이다.

남북통일에 한사군의 위치가 중요하다면 통일 한국의 미래에는 중국 황하문명보다 1500년 이상 앞선 세계 최고(最古)의 홍산문명(紅山文明)이 소중하다. 환인, 환웅, 단군으로 이어지는 우리 역사의 실체를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7000년부터 시작하는 내몽골 적봉 지역에 산재한 홍산문명을 중국이 차지하려는 노력이 동북공정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발굴된 유물인 비파형 동검, 빗살토기, 치(稚)형 성곽, 각종 옥기(玉器), 상투머리 명상 조각 등은 황하문명과는 완전히 다르고 고구려의 선진 문명임이 확실하다. 특히 B.C. 2400년경에 해당되는 하가점 하층 문화 유적은 고조선(B.C. 2333)의 기록들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그런데 2012년 단군조선의 실체를 간직한 홍산문명을 우리 역사에서 제외하는 보고서를 동북아역사재단은 미의회에 보낸다. 한반도 한사군설이 무너지면 학문적 기반이 무너지는 주류 역사학계의 대응이다.

독도 영유권과 위안부 문제에 이어 일본은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고대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설)’까지 다시 자국 교과서에 기술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광개토태왕비의 억지 해석으로 한반도 남부 지배를 주장하는데, 역사학계는 진서(晉書), 양서(梁書), 남제서(南齊書), 흠정만주원류고 등 수많은 중국 공식 사서들에 엄연히 기재돼 있는 대륙의 역사도 부정하고 있다. 우리의 사관은 광복되었는가.

역사는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국가 비전다. 중국은 동북공정을, 일본은 임나일본부와 독도 영유권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근거가 전혀 없는 한사군 한반도설과 우리 역사의 원류인 홍산문명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역사가 광복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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