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애플과 라이벌 관계 청산...제휴관계 확대하는 까닭은?

입력 2015-08-0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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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와 지니 로메티 IBM CEO가 지난달 8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앤코 미디어앤테크놀로지 콘퍼런스의 아침 세션에 참가하느라 나란히 발길을 옮기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한때 컴퓨터업계의 숙적이었던 IBM과 애플이 제휴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IBM은 기업들의 애플 맥 컴퓨터 도입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BM이 이날 발표한 서비스는 법인 고객이 수천 개 단위로 맥을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IBM의 클라우드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통합한 서비스인 ‘모바일 퍼스트 매니지드 모빌리티 서비스’ 중 하나다. 이는 기업들이 전용 앱과 엔터프라이즈 시스템을 계속 쓰면서도 내부 인프라에 애플 맥 컴퓨터를 쉽게 통합할 수 있게 해준다. IBM은 이를 위해 애플 본사에 직원들을 파견해 맥 사용법을 교육시켰다. 당시 참가자들은 애플이 자사 직원을 위해 구축한 원활한 사용 경험에 놀랐다고 한다.

애플 측은 “맥은 10년 이상 컴퓨터 업계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맥으로 전환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언제나 기쁠 따름이다. 그것은 IBM과 같은 기업 고객이었어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38만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IBM은 정보기술(IT) 서비스 시장에서 실리콘밸리의 신생 기업들과 싸워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IT 서비스 시장 규모는 9810억 달러로 추정된다.

IBM의 제프 스미스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신흥기업이 일으킨 것과 같은 혁신을 IBM 규모로 실현하고, 기업 문화를 경쟁상의 강점으로 바꾸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WSJ에 말했다. 이 해답으로 애플과 손잡는 길을 택했다는 것이다.

창사 104년이 지난 IBM은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하려는 작업의 와중이다. IBM의 매출액은 주요 제품 라인 모두에서 감소하고 전체적으로도 지난 13분기 연속 줄었다. 이외에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분야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회사는 데이터 분석, 보안, 모바일 컴퓨팅과 클라우드 등의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또한, 애플, 박스, 페이스북, 트위터 등 대세인 IT 기업과 제휴하고 있다. 스미스 CIO는 “특별한 뭔가를 하려는 의욕적인 기업과 손을 잡으면서도 우리의 강점을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IBM이 이같은 제휴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지 여부는 시기상조다. 하지만 이번 움직임은 IBM 직원에 실리콘밸리 표준 사양의 컴퓨팅 도구를 부여하는 첫 대응이라 할 수 있다.

FBR캐피털마켓의 다니엘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애플과 IBM의 제휴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확대되고,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동시에 IT 업계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IBM이나 오라클 등 전통적인 대기업이 그에 대한 대응을 강요당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IBM은 3년 전 데이터 보안 차원에서 내부적으로 아이폰의 음성 비서 기능 ‘Siri(시리)’ 사용을 금지했다. 그랬던 IBM이 입장을 바꿔, 올 5월 애플의 PC인 맥을 직원들에게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스미스 CIO는 당시 진자 IBM맨의 마음을 뒤흔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IBM은 작년 7월 애플과 응용프로그램(이하 앱)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IBM은 기존에 사용하던 레노버의 씽크패드(ThinkPad)를 서서히 애플의 제품으로 교체했다. 자사 판매 직원을 대상으로 4만3000대의 아이패드를 제공, 현재는 아이패드, 맥북, 아이폰을 포함해 11만대 이상의 애플 제품을 지원하고 있다. 스미스 CIO는 올 연말까지 맥북만 5만대를 지원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는 이 수치가 20만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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