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용평가사, 자국 채권 신용등급 부풀리기 의혹...해외선 정크본드, 자국선 ‘AAA’

입력 2015-07-27 17:07 수정 2015-07-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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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용평가사들이 자국 채권의 약 97%에 최고등급인 ‘AA’ 이상의 등급을 부여하면서 중국 채권의 신용등급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신용평가사들은 자국 기업의 37.5%에 ‘AAA’ 등급을 부여하고, 20.2%에는 ‘AA+’를, 35.1%에는 ‘AA’ 등급을 각각 부여했다. 전체의 97%가 ‘AA 이상의 등급을 받은 셈이다. 미국에서 ‘AA’ 이상의 등급을 받는 채권이 전체의 1.4%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대조적이다.

예를 들어 중국 부동산 업체인 에버그란데 부동산은 중국 신용평가사인 다공으로부터 ‘AAA’의 신용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에버그란데에 ‘B+’의 등급을 부여했다. 에버그란데가 채권 이자와 260억달러에 달하는 은행 부채를 상환할 능력이 약해졌다는 이유에서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30억 달러 이상의 부채를 안고 있는 회사가 발행한 달러화와 위안화 표시 채권은 투자 부적격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정크 본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신용평가사의 자국 채권에 대한 신용등급에 대한 신뢰성의 의문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다. 중국 정부가 6조5000억 달러 규모의 자국 채권 시장을 해외 투자자들에게 개방하면서 이러한 현상을 우려하는 소리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리걸앤제네럴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벤 베닛 스트래티지스트는 “우리는 중국 신용평가사가 부여한 신용등급을 당분간 평가절하해 받아들인다”며 “우리는 3대 국제 신용평가사가 등급을 매긴 채권을 사게 된다”고 말했다.

그레고리 수엔 HSBC 글로벌 자산운용 채권 투자 이사는 “중국 국내 신용평가사가 부여한 ‘AAA’는 해외 신용평가기관이 부여한 ‘'AAA’와 같지 않다”며 “같은 ‘AAA’ 등급이라도 신용도는 발행기업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3대 국제 신용평가사들 역시 신용등급을 부풀려 책정한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S&P와 무디스 등은 미국의 주택 버블 시 고위험 모기지담보부증권(MBS)에 지나치게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해 금융 위기를 촉발시켰다는 비난을 받았다. 비판이 커지자 금융위기 와중에 정크 등급으로 급작스럽게 인하하기도 했다.

미국 시장은 약 12조7000억 달러 규모 채권 중 ‘AA’ 이상의 등급을 가진 채권은 1.4 %에 불과하다. ‘AAA’는 연방주택저당공사(패니메이)와 연방주택대출저당공사(프레디맥) 등 정부 기관이 발행한 채권에 한한다. 그러나 중국은 정부가 지원하는 우량 국영은행 중 채무를 안고 있는 지방은행이나 민간 부동산 회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발행기관에 같은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청신 리안허 다공 등 중국의 3대 신용평가사는 해외 신용평가사의 정보에 신뢰를 두고, 발행 기관을 엄격히 조사해 등급을 매기고 있다며 등급은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무디스가 49% 출자하는 CCXI 해외 부문의 전무 이사 필립 리 씨는 “중국의 신용평가기관에서는 몇 명의 수석 애널리스트가 몇 단계의 평가를 반복하는데 이 과정은 보통 1~2개월 걸린다”고 말했다. 리안허에도 피치가 49% 출자하고 있지만 CCXI 뿐만 아니라 중국의 출자자가 경영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S&P, 무디스, 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는 채권의 등급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일반적으로 발행자와 4~6주 협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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