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항공업계, 위험한 판단착오…각종 사고, 은폐 정황 포착

입력 2015-07-1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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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고 보고 건수 미국의 6%에 불과…사고 관련 가혹한 처벌에 보고 꺼리게 돼

▲인도네시아 자바해에서 지난 1월 10일(현지시간) 수색구조팀이 추락한 에어아시아 소속 8501편 여객기 잔해를 인양하고 있다. AP뉴시스

아시아 항공업계가 위험한 판단착오를 하고 있다. 아시아 주요 항공업체들이 각종 사고를 항공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정황이 포착됐다고 1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아시아의 항공수요가 급속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런 미숙한 안전의식은 대형 사고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WSJ는 경고했다.

지난해 인도 제트에어웨이 소속 보잉 777여객기가 갑자기 760m를 급강하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기장은 졸고 있고 부기장은 자신의 태블릿을 갖고 놀고 있다가 이런 어이없는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이는 지정된 고도에서 이탈해 다른 비행기와 충돌할 가능성도 있는 심각한 사고였다.

제트에어와 당시 조종사들은 이 사고를 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 인도민간항공관리국(DGCA)은 며칠 후 익명의 제보자가 그 소식을 전달한 후에야 사고를 알게 됐다. 당국이 조사에 착수하자 제트에어는 기장과 부기장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으나 끝내 조종사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WSJ가 비행 데이터를 분석하고 조종사와 관제사, 전문가들과 인터뷰한 결과 급성장하는 아시아 항공시장에서 전체적으로 제트에어와 비슷한 수많은 사고가 보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각국 항공당국의 규제에 대한 국제기준을 정하는 국제민간항공기구(IACO)는 항공사고 등 주요 사례에 대해 업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단 ICAO는 아시아 지역은 숨기기 어려운 치명적인 사고를 제외하고는 현실이 완전히 데이터에 반영되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지난 2009~2013년 5년간 ICAO에 제출한 국내의 ‘치명적이지 않은 사고’ 보고 건수는 미국의 6%에 그쳤다. 같은 기간 중국 운항 편수는 미국의 26%였기 때문에 사고 보고 건수는 이례적으로 낮은 것이다.

반면 외국 항공당국의 관할 하에 있는 국제항공편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중국 항공사들이 국제항공편에서 발생한 사고를 ICAO에 보고한 경우는 국내선의 9.3배에 달했다.

ICAO 집계에서 2009~2013년 아시아 전체에서 작은 사고에 대한 보고 건수는 84건으로 유럽의 356건, 북미의 145건보다 크게 낮았다. 반면 치명적인 사고 보고 건수는 아시아가 31건, 유럽 12건, 북미 6건으로 정반대였다.

연간 여객 수를 살펴보면 중국은 지난 10년간 300%,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각각 200% 이상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항공사들이 보고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당국이 안전위험을 적절하게 평가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신문은 아시아 국가들이 안전사고와 관련해 유달리 가혹하게 관련자를 처벌하기 때문에 보고를 꺼리는 풍토가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0년 중국 허난에서 비행기 추락으로 44명이 사망했을 당시 생존했던 기장은 감방에 갖혔다. 미국은 항공안전에 관한 사고를 10일 이내 보고하면 항공사 직원을 처벌하지 않도록 보장하고 있다. 미국 항공사도 자체적으로 유사한 제도를 만들어 고발자를 보호하고 있다.

미국 항공당국의 조언으로 1999~2004년 일본 대만 한국 중국 싱가포르에 ‘항공사고 비밀 보고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안전 전문가들은 벌금이나 징역형 등 항공사 직원을 처벌하는 관례가 사라지지 않아 이런 제도가 유명무실해졌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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