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타결] 시리자ㆍ그리스 국민 격분…“유로존 지도자가 물고문하고 있어”

입력 2015-07-13 17:55 수정 2015-07-14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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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유럽을 3차례나 찢어놓아”…‘이것은 쿠데타’ 해시태그 급격히 늘어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13일(현지시간)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 방안이 타결됐다. 이날 그리스 아테네의 한 은행 ATM에서 연금 수령자들이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가운데 한 노인이 휠체어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아테네/AP뉴시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회의에서 그리스가 고강도 긴축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3차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는 방안이 13일(현지시간) 타결되자 그리스 집권 급진좌파연합(시리자) 관계자는 물론 국민도 분노에 찬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리자의 니코스 필리스 의회 대변인은 이날 현지 ANT1 TV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 지도자들이 그리스를 물고문하고 있다”며 “독일은 지난 100년간 유럽을 세 차례나 찢어놓았다”고 비난했다. 독일이 일으킨 제1,2차 세계대전에 이번 합의를 비유한 것이다.

그리스 언론들도 3차 구제금융 조건으로 17시간의 마라톤 회의 내내 가혹한 개혁안을 압박한 독일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우익 성향의 일간지 데모크라티아는 이날 1면 표제를 ‘아우슈비츠에 갖힌 그리스’라고 달았다. 시리자 성향의 신문 아브기는 ‘독일이 유럽을 다시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발행부수 1위 일간지인 타 네아(Ta Nea)는 이번 협상 결과를 ‘고르디우스의 매듭(Gordian Knot)’이라고 비교적 온건하게 묘사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해소하기 힘든 난제를 뜻한다.

파노스 스쿠를레티스 그리스 노동장관은 ERT TV에 “정부는 협상에서 나쁜, 그리고 재앙적인 결과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며 “그리스가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논의가 오고 간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서도 격분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스와 독일 모두 트위터에서 협상 타결 이후 ‘이것은 쿠데타(#ThisIsACoup)’라는 해시태그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개혁안이 그리스 주권을 뒤흔들정도로 가혹하다는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다.

아테네에서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한 37세 가게 점원은 “독일이 이렇게 압박을 주는 것에 놀랐다”며 “유럽인들이 우리를 붕괴시키고 있다”고 분노했다.

IT업체에 비서로 근무하는 한 여성은 “지치고 지쳤다”며 “혼란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현지 분위기는 3차 구제금융을 받으려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자국 의회 승인에 어려움을 겪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원)의 3차 구제금융을 받으려면 그리스 의회가 15일까지 개혁안을 입법화해야 한다고 못을 박아놓았다.

개혁안에 따르면 세금을 올리고 연금을 삭감해야 하며 국유자산도 매각해야 한다. 그리스 총리가 그렇게 반대했던 국제통화기금(IMF)의 참여도 지금처럼 이어진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5일 국민투표 결과로 채권단에 더 좋은 조건을 받아낼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사살상 거짓말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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