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밀수혐의’ 도요타 첫 여성 임원 결국 사임...일본기업의 글로벌 인재 등용 움직임에 찬물

입력 2015-07-02 06:22 수정 2015-07-02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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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줄리 햄프 트위터

마약 밀수 혐의로 체포된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줄리 햄프(55) 상무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사임했다고 도요타가 1일 발표했다.

햄프 상무는 미국 국적으로 지난 4월 1일 도요타에서 여성 최초로 상무 직에 발탁됐으나 불과 3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이는 일본 기업 사이에 서서히 확산되고 있는 글로벌 인재 등용에 대한 회의론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도요타는 이날 성명에서 “체포 이후 세상을 매우 소란스럽게 하고 많은 분들에게 걱정과 불편을 끼친 것을 감안해 사직서를 받아들였다”며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햄프 전 상무는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인 ‘옥시코돈’ 성분이 들어간 알약 57정을 국제우편 소포를 통해 밀수한 혐의(마약 단속법 위반)로 지난달 18일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햄프는 무릎 통증 완화를 위해 약을 반입했다며 마약 밀수 혐의를 부인해왔다.

도요타 북미 법인의 홍보 담당이었던 햄프 상무는 지난 4월 일본의 도요타 본사에서 여성으로는 처음 임원 자리에 올라 섭외와 홍보 등을 담당했다. 글로벌화를 추진 중인 도요타에 햄프는 상징적인 존재였던 셈이다.

아베 신조 정권이 2020년까지 여성 임원의 비율을 30%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를 내거는 가운데 도요타는 3월 이사회 체제 변경 발표 당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 의한 논의로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 가능성이 확산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불명예 퇴진으로 인해 인재의 다양화를 추진하려는 일본 기업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템플대학에서 아시아 연구를 전공하는 제프리 킹스턴 교수는 이같이 지적하고 “ 외국인 임원의 상징으로 보여지던 햄프 상무의 체포에 대한 경쟁적인 보도는 일본 기업에서 활약의 장을 찾으려는 외국인에게도 부정적인 메시지를 조성한다”고 꼬집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여성 관리직 비율은 11.1%로 108개국 · 지역에서 96번째로 낮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여성 관리직 비율이 낮아 몇년 전부터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계의 일부에서는 외국인 임원 등용에 나섰다.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에서 “햄프는 현장을 맡길 수 있는 사람으로, 부하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등 남다른 노력을 했다”며 앞으로도 국적 · 성별에 관계없이 적재 적소에 외국인 인재를 기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햄프 상무의 사임 성명에서는 “이번 사건을 바탕으로 전세계 어디서나 직원들이 안심하고 일하고 활약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할 점은 확실히 개선해 진정한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한다”고 간접적으로 인재 기용 방침이 달라졌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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