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수출가 1만배 부풀려 1522억 대출…중소기업인 적발

입력 2015-06-11 10:16 수정 2015-06-1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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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가격을 무려 1만 배로 높게 조작해 1500억 원대의 무역금융을 부당하게 대출받은 50대 중소기업인이 세관당국에 적발됐다.

대출금 중 미상환 금액이 300억 원대에 달해 대출해 준 기업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이번 사례는 홈시어터 컴퓨터(HTPC) 가격을 부풀려 허위 수출하고 이 수출채권을 담보로 대출받은 모뉴엘 사건과 비슷한 수법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11일 수출품 가격 조작과 위장 수출 방식으로 1천522억원대의 무역금융을 부당하게 대출받고 28억원 상당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관세법 및 특가법상 재산국외도피)로 H사 대표 조모(56)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조씨의 범죄를 도운 H사 자금담당과장 유모(34)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조씨는 2010년 7월부터 최근까지 291차례에 걸쳐 개당 원가가 2만원인 플라스틱 TV 캐비닛 가격을 1만 배인 2억원으로 부풀려 총 1천563억원을 수출신고했다.

그러고 나서 받은 1천522억원의 수출채권을 시중은행에 매각했다. 조씨는 수출채권 만기가 도래하면 다시 위장 수출 방식으로 확보한 수출채권을 되팔아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는 수법을 반복적으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지금까지 대출금 중 286억원을 상환하지 않았다. 회사 운영자금으로 신용대출받은 61억원도 갚지 않는 등 미상환 금액이 총 347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H사에 무역금융 대출과 신용대출을 해준 기업은행과 SC제일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이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에 따르면 조씨는 대출받은 무역금융 가운데 28억원을 수입대금 명목으로 일본의 페이퍼컴퍼니 계좌에 송금해 미국에서 주택구입 등에 사용했다.

또 140억원을 현금으로 인출했고, 65억원을 법인카드로 사용했다. 뿐만 아니다. 내연녀 명의의 회사로도 25억원을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법인카드로 명품과 금괴 등을 사들이고 월세 1천800만원짜리 고급빌라에서 거주하면서 페라리 2대, 람보르기니 1대 등 고급 외제차 10여 대를 리스해 몰고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했다.

조씨가 범행에 사용한 TV 캐비닛은 TV케이스를 생산하는 금형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사용되는 플라스틱 TV케이스다.

조씨는 일본의 다국적기업인 M사로 수출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민 뒤 실제로는 부인 명의로 미국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로 TV 캐비닛을 보냈다가 폐기처분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무역금융 대출을 하다가 수출 서류를 허술하게 심사해 2만원 상당의 제품을 2억원으로 부풀렸는데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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