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in 세종] 산업 규제·진흥 균형잡는 조율사…주요 요직 섭렵한 ‘산업통’ 브레인

입력 2015-06-04 10:33 수정 2015-06-0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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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총괄 헤드 ‘산업정책실장’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 실장은 전통적인 산업 정책을 큰 틀에서 총괄하는 자리로 통한다. 산업 규제와 진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데다, 노사·환경문제까지 조율해야 해 종합적인 분석력과 유연한 판단력, 사교성과 함께 뚝심도 요구된다.

보통 부처들은 총괄 업무를 기획조정실이 맡지만 산업부에서는 산업정책실에서 담당할 정도로 산업부 내에서는 헤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산업정책실 소속 직원들의 자부심도 남다르다. 업계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눈초리가 없지는 않지만 산업부 내에선 산업정책실을 꼭 한번 거치고 싶은 곳으로 꼽는다.

그래서일까. 2000년대 이후 역대 산업정책 실장을 지낸 이들의 면면은 매우 화려하다. 산업자원부 시절엔 차관보의 직급이라 차관을 지낸 이들이 많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무역협회, 한국전력 등 산업부 산하 주요 공기업 기관장이나 협회장, 경제단체장은 물론 국회의원, 외국계기업 CEO까지 굵직한 경력을 갖춘 걸출한 인물들도 다수 눈에 띈다.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 차관을 거쳐 장관까지 지낸 이희범 LG상사 고문은 1996년 김영삼 정부에서 산업정책을 총괄하는 차관보를 지냈다. 공대 출신 최초로 행시(12회)에 수석 합격한 이 고문은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로도 한국무역협회 회장, STX 중공업건설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을 맡아 관료출신 대표적인 기업가이기도 하다.

뒤이어 차관보를 역임한 인물은 조환익 현 한국전력공사 사장이다. 조 사장 역시 산업정책국장, 무역투자실장을 거쳐 2000년 산자부 차관보에 오른 후 차관까지 역임한 정통 관료로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코트라 사장까지 거쳤다. 온화한 성격이지만 정책 아이디어가 많고 추진력도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대외 무역분야에 오래 관여해 국제감각도 탁월한 편이다.

2004년 참여정부 때 산업정책을 총괄한 김종갑, 오영호 전 차관보도 조 사장과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현재 한국지멘스 대표이사 회장인 김 전 차관보는 산업과 통상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산업집적활성화법을 제정하고 인수위에서 국가균형발전시책 입안을 총괄했다. 차관보 재직 시절에는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 등 변화와 개혁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코트라 사장 등을 지낸 오 전 차관보는 산업정책과 관련된 주요 요직을 두루 섭렵하고 차관까지 오른 전형적인 ‘산업통(通)’으로, 2004년 이희범 당시 산자부 장관의 발탁으로 산자부 차관보로 승진할 당시에도 서열 파괴 인사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지식경제부 1차관까지 오른 안현호 전 산업경제실장은 산업 업무에 잔뼈가 굵은 관료였다. 보스 기질이 강해 따르는 후배도 적지 않았지만 밀어붙이는 능력만큼이나 자기 주장도 셌다. 안 전 실장은 2000년 입지환경과장 시절, 전국 지도를 들고 다니며 ‘균형발전’의 초석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산업부에서 ‘최장수 대변인’이었던 정재훈 현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은 동기 가운데 가장 빨리 1급으로 승진해 무역정책관·주력산업정책관·산업경제정책관 등을 거친 정통 산업 관료다. 뚝심이 강한 탓에 업무 추진력과 돌파력은 당시 지경부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얻었으며 이른바 청와대 ‘벙커 회의’에 가장 많은 정책 안건을 올리기도 했다. 관가 사정에 밝고 큰 흐름을 정확히 짚어내는 관료로도 이름을 날렸다.

이번 정부 들어 산업정책실로 개편된 이후 첫 실장을 맡은 이관섭 산업부 1차관은 산업경제정책관과 에너지산업정책관, 에너지자원실장 등을 역임하며 풍부한 실무 경험을 쌓았고,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장 보좌관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 등을 거치며 원만한 의사소통 능력과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선한 인상과 따뜻한 인품, 부드러운 일 처리 등으로 후배들에게 인기가 많으며, 정무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면서도 2012년 전남 영광 원전의 가동이 중단됐을 때 영광 지역에 9차례나 내려가 주민들을 설득하고 재가동 동의를 받아낸 뚝심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핵심 국정과제인 ‘제조업 혁신 3.0’ 등을 주도하며 산업정책 총괄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 중인 박청원 산업정책실장은 지경부 산업경제정책관 재직 당시 전통시장 주변에 기업형 슈퍼마켓(SSM) 개점을 규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대변인 출신으로 꼼꼼한 일처리와 탈권위적인 성품 등을 인정받아 방위사업청 차장을 지내기도 했다.

전민정 기자 pu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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