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호의 세계는 왜?] 오바마가 트위터 팔로잉에서 시카고 컵스만 빼놓은 이유는?

입력 2015-05-1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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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개인 트위터 팔로잉 목록. 4대 프로스포츠 시카고 연고팀 가운데 시카고 컵스만 없다. 출처 트위터

이번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스포츠라는 가벼운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트위터 개인 계정(@POTUS)을 개설했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과연 ‘그가 누구를 팔로잉했을까’입니다.

아버지 조지 H.W. 부시와 빌 클린턴 등 전 대통령과 자신이 다녔던 컬럼비아대, 하버드대 등이 팔로잉 목록에 있었는데요. 스포츠광답게 미국 4대 프로 스포츠인 NFL(미식축구)과 MLB(야구) NBA(농구) NHL(아이스하키)의 시카고 연고팀인 베어스(NFL) 화이트삭스(MLB) 불스(NBA) 블랙호크스(NHL) 모두 있었습니다. 한 곳 시카고 컵스(야구)를 제외하고요.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을 역임한 오바마에게 시카고는 정치적 고향이죠. 그는 종종 시카고 프로팀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컵스만 쏙 빼놓자 미국에서도 화제에 올랐습니다. 화이트삭스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팔로잉해줘서 고맙다는 트윗을 남겼고요. 컵스는 “우리는 미국의 ‘빅 팬(big fans)’이다”라고 약간의 서운함을 표시하기도 했죠.

컵스와 화이트삭스는 시카고에서도 손꼽히는 라이벌입니다. 주로 북쪽은 컵스를 응원하고 흑인들이 많은 남부는 화이트삭스를 응원합니다. 일각에서는 컵스를 소유한 리켓 가문이 오바마를 비판하고 공화당을 지지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기도 하는데 제 생각에는 화이트삭스에 열렬히 충성하는 팬이기 때문에 그냥 그런 열정을 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첫 번째 대선에 나서기 전 한 인터뷰에서 “컵스 팬은 진지한 팬이 아니다”라며 “리글리필드(컵스 홈구장)에서 사람들은 야구를 보지 않고 맥주나 즐기고 미녀나 본다. 진지하지 않다. 화이트삭스가 바로 야구다”라고 경쟁팀을 깎아내리기도 했지요.

반면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는 컵스의 팬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매체 NBC스포츠네트워크가 “오바마 대통령이 팔로잉하지 않아서 컵스가 기분이 좋지 않다”라고 트윗하자 컵스는 “그렇지 않다. 아마도 미셸 오바마가 그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글을 달기도 했죠.

굳이 이렇게 장황하게 오바마와 스포츠 얘기를 한 것은 미국의 뿌리깊은 스포츠 문화가 부러워서입니다. 스포츠가 생활 속에 자리잡은 가운데 사람들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지요. 게다가 스포츠가 미국에서 창출하는 경제적 부가가치도 어마어마합니다. 경력관리업체 EMSI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스포츠산업 연매출은 143억 달러(약 15조6000억원) 정도이며 45만6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 분야 종사자들의 평균 연봉은 3만9000달러입니다.

오바마에게 스포츠는 단순히 즐기는 취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12년 6월 9일자 기사에서 오바마가 고등학교 시절 농구를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흑백 혼혈로 방황했던 오바마가 친구들과 농구를 하면서 가족같은 편안함과 소속감도 느끼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도 키우게 됐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의 많은 학생들도 교실과 학원에 앉아 공부에 짓눌리기보다는 매일 운동장에서 뛰어놀면서 오바마처럼 자신이 몰두할 수 있는 뭔가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오바마가 ‘마이클 조던’이 되지는 못했지만 미래의 대통령은 될 수 있던 그 힘도 학창 시절 열심히 운동을 하면서 나온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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