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계인의 날’에는 ‘세계 시민의식’ 을

입력 2015-05-1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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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식 아시안프렌즈 명예 이사장

다가오는 20일은 ‘세계인의 날’이다. 세계인의 날은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 제19조에 의해 정해진 법정 기념일이다. 이 법 조항에는 ‘국민과 재한 외국인이 서로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면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매년 5월 20일을 세계인의 날로 하고, 세계인의 날부터 1주간의 기간을 세계인 주간으로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매년 세계인의 날이 되면 법무부가 주관하는 행사가 개최되고, 기념 세미나, 포럼, 토론회 등도 열린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 별로도 행사가 있다. 세계인의 날 행사의 중요 내용을 보면 법무부 장관이나 각 단체장의 기념 축사, 내빈 축사, 유공자 시상에 이어 초대된 각 나라 전통 예능인들의 노래와 악기 연주, 춤 등의 공연이 펼쳐지고 때로는 각 나라 음식 나눔 행사가 있다.

이런 세계인의 날 기념행사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평소에 서로가 서먹서먹하던 선주민과 이주민이 축제 분위기 속에 함께 어울려 놀고, 음식을 나누다 보면 서로 이해하게 되고 친해지게 된다.

그러나 이런 세계인의 날을 기억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은 한계가 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세계인의 날이 있는지, 세계인의 날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모르고 지나간다. 이는 주최 기관의 홍보 부족이 이유일 수도 있으나 어차피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초청자만 참석할 수 있으니 어쩔 수 없다.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의 올해 3월 말 통계월보를 보면 해당 월 기준 재한 외국인은 181만3038명이다. 여기에 혼인 귀화자 10만3789명을 합하면 191만6827명이 돼 전 국민의 3.7%를 넘어선다. 그리고 그 증가 수도 매년 약 10%씩 늘어간다. 이민학자들에 의하면 외국인 체류자가 국민 수의 5%를 넘어서면 그 나라는 본격적으로 다민족, 다문화 국가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도 몇 년 안 돼 다민족·다문화 국가로 진입하게 된다.

이제 우리가 인식해야 할 것은 재한 외국인과 귀화자는 잠깐 만났다 헤어지는 사람들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 한국 땅에서 영원히 우리와 함께 일하고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사람 자체는 바뀔 수 있으나 재한 외국인이라는 존재는 그렇다는 것이다. 이것이 세계화의 흐름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들을 이방인으로서가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드려야 한다. 지금까지 재한 외국인 정책이 외국인의 한국 생활을 지원하는 일이었다면 이제는 함께 살아가는 다문화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일이다. 다문화 사회란 서로 다른 종교, 문화, 인종이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사회를 말한다.

그러므로 세계인의 날이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의 목적문대로 대한민국 국민과 재한 외국인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 대한민국의 발전과 사회 통합에 이바지하는 행사가 되고 더 나아가 한국인 모두가 ‘세계 시민의식’을 갖는 계기가 돼야 한다.

세계 시민의식이란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에 입각한 국제 수준의 윤리의식이고 인간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편협한 민족주의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세계 평화를 만들어 가는 지구촌 차원의 공동체 의식이다. 여기에는 종교 갈등도, 인종차별도, 인종혐오도, 반다문화도 있을 수 없다.

세계인의 날이 단순히 여러 나라 옷 입고 춤추고 음식 먹는 행사만이 아니라 한국인과 재한 외국인에게 세계 시민의식을 갖게 하는 그런 뜻 있는 기념일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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