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당신의 신성한 소는 무엇인가

입력 2015-05-1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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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브리든, ‘성과를 내려면 원칙을 비틀어라’

“당신의 신성한 소는 무엇인가?”

살아가면서 별다른 생각 없이 절대적인 미덕으로 받아들이는 것들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도움이 되는데 어느 순간 오히려 큰 손해를 끼치기도 한다. 리더라면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여 왔던 미덕들이 악덕으로 바뀌는 그 순간을 알아차려야 할 책임이 있다. 미덕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이크 브리든의 ‘성과를 내려면 원칙을 비틀어라’(한국경제신문)는 균형, 협력, 창의성, 탁월성, 공정성, 열정, 준비와 같은 미덕들이 때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음을 경고하는 책이다. 신성한 소의 역효과를 상세히 다룬 이 책은 대처방법까지 제공한다.

어떤 리더는 협력을 신성한 소로 여기지만 모튼 한센 교수는 ‘협업’이란 책에서 “협력이 성과를 쉽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역설한다. 이 책은 협력이란 미덕이 대체로 좋은 것이라고 인정한다. 그러나 협력을 지나치게 신성한 소로 추종하다 보면 역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조직 내에 ‘자동협력’이란 버튼을 건건마다 누르게 되면 책임 소재가 사라져 버리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일에 집단적으로 책임을 진다는 것은 대개 누구도 개인적으로 책임지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같기 때문이다. 협력과 같은 미덕은 좋은 것임에 틀림이 없지만 언제 어디서나 통하는 절대 가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저자는 책임 있는 협력과 게으른 협력을 구분한 다음에 협력을 책임 있게 하는 일곱 가지 단계를 제시한다. 기계적 협력을 제거하라. 팀의 시한을 정하라. 부진의 책임을 물어라. 더 큰 그림에 맞춰 나가라. 성공만이 아니라 실패도 책임져라. 은신하라. 플러그를 뽑아라.

이 책은 모두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7가지 미덕에 각각 1장씩을 할애하고 각각의 미덕에 대해 처방전을 제시하고 있다. 고정관념의 덫에 쉽게 빠질 수 있는 우리들의 약점을 염두에 두면,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통념을 한 번 정도 뒤흔들어 보는 데 도움이 된다.

많은 사람들은 균형은 미덕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균형이 늘 좋은 것은 아니다. 이따금 균형은 어려운 결정을 피하기 위한 타협을 합리화하는 데 사용되곤 한다. 우리는 두 가지 상반되는 선택지를 모두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절대로 동시에 그럴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저자는 선택이 두려워 타협하는 것을 밋밋한 균형이라고 부른다. 반대로 건강하고 용기 있는 태도로 일련의 어려운 선택을 하는 것을 과감한 균형이라고 한다. 리더는 세 가지 선택의 기로에 선다. 하나는 밋밋한 균형, 다른 하나는 과감한 균형, 나머지는 균형 따위에 신경을 쓰지 않는 선택이다. 균형의 미덕을 다룬 장의 끝에는 예외 없이 과감한 균형을 취한 일곱 가지 단계가 소개돼 있다. 한 번에 하나에 집중하되, 맥락을 잃지 마라. 강한 의견을 갖되 유연성을 갖춰라 등과 같은 조언이 돋보인다.

창의성도 흔히 남용될 소지가 있는 미덕이다. 경험 많은 경영자들이 흔히 빠지는 덫은 자기도취적 창의성의 덫이다. 예를 들어, 소니가 창의성이 부족해 쇠퇴한 것일까? 오히려 소니의 엔지니어들은 시장에 겸손하게 귀 기울이기보다는 자기 본의의 창의성에 몰두했다. 신성한 소가 되지 않은 창의성은 유용성이란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미덕으로 간주되는 개념에 대해 누구든지 신성한 소의 역설에 빠질 수 있다. 생각의 틀을 뒤흔들어 보는 일도 현명하게 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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