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해외진출·상장 1호에서 추락까지 '영욕의 64년'

입력 2015-04-14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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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경남기업 CI)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죽음과 함께 일명 ‘성완종 리스트’가 나오며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경남기업이 자본잠식으로 상장 폐지되면서 향후 전망에 많은 관심을 쏠리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2014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 및 자본 전액 잠식'이 확인됨에 따라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이후 제출한 감사보고서 상에서도 '감사의견거절 및 자본 전액잠식'임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남기업은 오는 15일 주식시장에서 퇴출된다.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증시에 입성한 지 42년여 만이다.

경남기업은 1973년 2월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서 주식시장에 입성했다. 하지만 자원외교 비리와 맞물려 성완종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자본 전액잠식 등으로 불명예스럽게 주식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이 회사의 역사는 건설업계에서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남기업은 1951년 8월 대구에서 설립됐다. 1954년 경남토건에서 경남기업으로 사명을 바꾸고 시공능력 순위 20위권에 달하는 중견 건설회사로 성장했다.

특히 1965년에는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해외에 진출해 태국의 중앙방송국 타워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쳐 동남아 지역에 경남기업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동남아·중동·아프리카 등에서 수주를 성공시켰다.

1973년에는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증권시장에 상장했으며 1980년 해외건설업 면허도 취득했다. 2년 뒤에는 잇따른 해외건설 성과로 건설수출 10억불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어 경남기업은 1987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분 26.81%를 인수하면서 대우 계열사로 편입됐다가 2000년 계열사에서 분리해 독자경영을 시작했다. 이후 2003년 성완종 회장이 이끄는 대아건설이 지분 51%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듬해 9월 대아건설을 흡수합병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매출 2조원대로 승승장구하던 경남기업이 다시 하락세를 걷기 시작한 것은 해외자원개발사업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러시아 캄차카 석유광구 탐사 사업과 중앙아시아 아제르바이잔 이남(INAM)광구 석유 탐사 등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정부로부터 '성공불융자금' 330억원을 받았지만 연이어 실패했다.

때문에 경남기업은 지난 2009년 5월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절차에 들어간 이후 기업의 체질 개선과 자구이행 목표 달성을 통해 당초 2012년 6월로 계획돼 있던 워크아웃을 1년 이상 앞당겨 2년 만에 조기 졸업했다.

워크아웃 상태에서도 한국기업으로는 단일 베트남 투자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베트남하노이랜드마크 72’ 사업을 성공적으로 준공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건설업황 악화로 인해 2013년 10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관리 절차 개시가 결정됐고 2014년 2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약정을 체결했다.

경남기업의 아파트 브랜드인 '경남 아너스빌'도 2000년대 후반부터 대부분 자체 사업이 아닌 민간 도급사업으로 진행해 수익을 내지 못했다.

당초 경남기업은 올해 말까지 1조원대인 랜드마크 72를 매각해 회생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자원외교 비리 화살이 겨눠지면서 매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경남기업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채권단에 전환사채 903억원의 출자전환과 긴급 운영자금 1100억원의 지원을 요청했지만 부결됐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최근 경남기업은 검찰의 자원외교 비리의혹 수사의 표적으로 지목됐고 지난해 회생절차 진행과정에서 외압설이 돌아 감사원 감사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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