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내전’ 예멘에 군사 개입...불붙은 중동화약고에 국제사회 긴장감 고조

입력 2015-03-2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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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의 내전 확대 양상. 사진=블룸버그

사우디아라비아가 26일(현지시간) 내전 위기에 빠진 이웃나라 예멘에서 시아파 계열의 무장 조직 ‘후티’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예멘에서 후티가 일방적으로 정권 장악을 선언하고 공세를 강화하자 수도에서 피신한 수니파 암브라부 만수르 하디 임시 대통령 측이 군사 개입을 요청했다. 수니파 국가에 의한 개입은 시아파 대국인 이란과의 불화에 따른 것으로 중동 지역 전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주미 사우디 대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미국 동부시간으로 25일 오후 7시(한국시간은 26일 오전 8시)에 공습을 시작했다”며 이는 10개국에 의한 공동작전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연안 5개국은 “하디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예멘을 지키겠다는 결단을 했다”고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집트의 중동통신은 이들 국가가 작전을 정치적,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외신은 사우디 국영 방송을 인용, 사우디 군이 예멘 상공을 비행 제한 구역으로 지정하고 외국 선박에 자국 항구에 접근하지 말도록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예멘 북부를 거점으로 하는 후티는 지난해 9월 수도 사나를 침공, 올해 2월에 정권 장악을 선언했다. 지난 25일에는 하디 대통령이 피신해 있는 남부 아덴의 외곽까지 진격하는 등 현재 여러 주요 도시를 장악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같은 날 하디 대통령이 아덴 관저를 떠나 도피했다고 밝히면서도 소재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사우디가 시아파의 대두를 우려해 타국에 개입한 것은 2011년 중동의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 당시. 이웃나라인 바레인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해지자 사우디는 바레인 정부 지원을 위해 군대를 파견한 바 있다.

사우디는 후티의 공세의 배후에 이란의 지원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사우디 등 수니파 아랍 국가들은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사우디의 외무장관인 사우드 알파이잘 왕자는 지난 23일, 후티의 공세에 대해 “이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침략에서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멘의 내전 확대 소식에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 시간외 거래에서 26일 오전 1시33분 현재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4.41% 뛴 배럴당 51.38달러를 기록 중이다. 유가는 정규거래에서는 3%대 상승세를 보였으나 갈수록 상승폭을 늘리고 있다. 사우디 증시의 주요지수인 타다울AO지수는 전날 5% 급락하며 작년 12월16일 이래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예멘의 고위 관계자는 “이번 군사 작전은 우리의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사우디 등의 군사 행동에 대한 정보 및 후방 지원 제공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 작전의 지원으로 미군은 예멘에서 직접 군사 행동을 취하지 않지만 미국의 군사 · 정보 지원에 협조하기 위해 사우디와 공동 계획실을 설치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아파 계열의 반군인 후티는 자신들은 이란과는 무관, 스스로 움직이고 있으며 다른 조직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종파 분쟁과 지역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예멘에서 내전이 확대됨에 따라 “예멘이 1990년 통일 후 25년 만에 다시 갈라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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