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창업 결산… [1]전반적 침체 속 업체 마케팅 인식 변화

입력 2006-12-0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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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이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정치·경제·사회 등 다른 분야들도 기대 속에서 시작한 것처럼 창업시장 역시 그동안 겪은 침체기를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올 한해 창업시장을 되돌아보면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업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매출 하락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처럼 월드컵 특수나 자영업 컨설팅 육성, 그리고 최근 재개된 쇠고기 수입재개 등으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기대심리를 갖고 많은 브랜드를 런칭했지만 대부분 고전한 한 해였다.

특히 ▲투자 대비 수익성 하락 ▲전반적인 수지 타당성 저조 ▲아이템 회전주기 단명 ▲정치·경제 전망의 불안정 등 지난해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문제들이 2006년에는 더욱 대두되기 시작했다.

또 예비창업자들이 경기불황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1억원 내의 투자금액을 선호하는 등 예상 창업자금도 낮아졌다.

◆ 웰빙·복합화·퓨전 등은 선전…막걸리전문점 깜짝 등장

전체적으로 올 한해 창업시장은 웰빙과 매스티지, 복합화, 퓨전 아이템 등이 강세를 보였다. 웰빙만을 강조하던 아이템에서 벗어나 웰빙과 매스티지를 혼합한 아이템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저가전문점들의 부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에 크게 유행했던 가격파괴 업종이나 저가 아이템 업종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되면서 올해에는 하락세를 나타내 가격의 저렴함뿐만 아니라 품질의 우수성도 뒤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저가 피부미용전문점인 '피부천사(www.skinangels.co.kr)'는 4천원대의 기본 팩에서 6만원대의 패키지 상품까지의 다양한 피부관리 프로그램과 자체 개발한 고품격 화장품으로 웰빙과 매스티지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켰다.

저가의 중국산 화장품 대신 100% 국산 화장품을 사용, 품질과 신뢰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피부상태에 따른 1:1 맞춤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지난해 최고흥행작인 영화 '왕의 남자'의 영향으로 예쁜 남성 트렌드가 키워드로 떠오르자 남성 전용실을 별도로 마련해 남성들의 출입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휴식공간 개념으로 발전시키는 전략으로 가맹점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본사에서는 남성에 맞는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각질제거 프로그램인 필링을 찾는 남성고객들도 꾸준히 증가하는 등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또한 복합형 아이템들도 적정한 가격에 고품질을 제공하겠다는 컨셉으로 고객의 범위를 확대해나갔다.

올해는 '퓨전 아이템'이 선전한 한 해였다. 2∼3년전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이자까야 선술집 형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퓨전주점들이 등장했고, 상반기 동안에는 예비창업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오뎅사께(www.odengok.co.kr)'는 편안하고 모던한 스타일의 인테리어와 일식, 중식, 동남아식 등 세계 각국의 유명한 요리를 퓨전화한 안주메뉴를 선보여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층을 확보하는 등 비교적 성공을 거뒀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퓨전이라는 용어가 소비자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으면서 외식업 뿐만 아니라 퓨전 편의점 등 판매업이나 서비스업 전반에 확대되는 계기가 된 한해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해 창업시장의 깜짝 등장은 막걸리전문점이었다.

올 하반기부터 등장한 막걸리전문점은 저렴한 가격과 시원한 맛으로 여러 업체들이 다양한 브랜드를 잇따라 런칭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소장은 "최근에는 날씨가 추워지고 단순한 서민 위주의 막걸리와 차별화 되지 않은 안주에 따라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많은 업체들이 단시간내 시장에 진입함으로 인해 난립이 우려된다"며 "경쟁력 있는 메뉴의 개발과 인테리어의 변화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 마케팅 방법 다양화와 리모델링 창업 증가

경기 불황이 깊어지면서 소비가 줄어들고 소비자들의 근심이 깊어짐에 따라 특정업종에서 사용하던 '펀(fun)마케팅'이나 '감성마케팅' 등 소비자들에게 웃음과 재미를 줄 수 있는 마케팅을 실현하는 업체가 늘어난 것도 2006년의 특징이다.

창업전문가들은 "소비가 어려워짐에 따라 이성보다는 감성에 호소해 매출을 올리려는 오감마케팅은 2007년에도 꾸준히 애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리모델링 창업도 각광받기 시작했다. 매출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자영업자들이 업종 전환을 통해 불황을 탈출하기 위한 노력을 한 해이다.

'리모델링 창업'은 점포 권리금이 없고 기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창업비용도 저렴해 많은 각광을 받았다.

성남 분당구 수내역 인근에서 지난해 2월 일식집을 창업한 이은희 사장(48)은 창업 1년이 지난 올해 4월에 '한동길 감자탕(www.handonggil.co.kr)'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외식 시장에 경험이 없던 이 사장은 지인의 소개로 창업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전문성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매달 1200만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이 등을 돌리면서 좋지 않은 소문이 퍼져갔고, 매출은 일일 6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이 사장은 누적된 적자를 이기지 못해 점포를 내 놓았으나 폐업 위기에 있는 식당을 인수하려는 창업자는 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동길 감자탕'을 접하게 됐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본사에 리모델링 창업을 요청했다.

이 사장이 한동길감자탕으로 업종전환을 하면서 가맹비와 주방용품 등 2500만원의 자본을 투자하고 업종전환으로 인건비 등을 줄인 반면 직장인과 가족 고객에 어울리는 메뉴로 인해 고객 호응이 높아져 매출이 증가했다.

오픈 3개월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11월 현재 줄을 서서 먹을 만큼 수내동 일대에서 유명 맛집으로 인정받으면서 일 매출 150만원을 넘어서는 대박집으로 변신하고 있다.

<사진설명>

남성들의 피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사회에 '예쁜 남자'열풍이 불어닥쳐 피부관리전문점이 2006년 한 해동안 많은 인기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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